전시정보

대구 바르텔레미 토구오 전
13/10/11 19:05:16 아트코리아 조회 32803
Coexistence on the Earth - 바르텔레미 토구오展



전시작가 바르텔레미 토구오(BARTHÉLÉMY TOGUO)

전시일정 2013. 09. 27 ~ 2013. 11. 16

초대일시 2013. 09. 27 PM 6:00

관람시간 Open 10:30 ~ Close 19:00(일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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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손갤러리(WOOSON GALLERY)

대구시 중구 봉산동 134-12

T. 053-427-7736.7.9


우손갤러리는 오는 9월 27일부터 11월 16일까지 파리의 대표적인 흑인 예술가로 손꼽히는 바르텔레미 토구오(Barthélémy Toguo)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작가의 설치 작품과 함께 드로잉 10여 점 판화 20여 점을 포함하여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메룬 출신의 토구오는 독일에서 수학하고 현재 파리와 카메룬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인 유명세에 비해 아직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된 바 없다. 이번 전시는 토구오의 독특한 화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드로잉에서부터 다수의 판화와 대형 설치 작품까지 두루 선보임으로써 다양한 매체를 그 특성에 맞게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토구오의 전체적인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05년 퐁피두센터는 아프리카 리믹스 Africa Remix (2006년 일본 모리미술관 순회전시) 라는 전시를 통해 80여명에 이르는 아프리카 현대미술 작가들을 소개했다. 그 중 바르텔레미오 토구오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가장 대표적인 아프리카 출신 작가 중 한 명으로 소개되었다. 또한 2006년 팔레 드 도쿄에서 열린 기획전시 (우리들의 역사 Notre Histoire)에서는 장차 프랑스 현대미술계를 이끌어 갈 대표적인 프랑스 작가 중 한 명으로 토구오가 소개되었다. 1967년 카메룬 태생의 토구오는 아이보리 코스트의 국립 미술대학 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beaux-arts in Abidjan (Cote d’Ivoire)을 수료 한 후, 1993년 유럽으로 건너와 프랑스 그르노블 예술대학 Ecole superieure d’art de Grenoble (France)과, 독일의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the Kunstakademie in Dusseldorf (Germany)에서 수학한 후, 현재는 프랑스와 카메룬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거주지역을 여러 국가로 옮겨 다닌 까닭은 다양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의 흐름과 자유의지에 따라서 기존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와 삶을 창조하고자 하는 예술가로써의 자신의 위치를 성찰하기 위해서이다. 오늘날과 서로 다른 인종, 민족, 종교, 문화 등의 갈등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지속적으로 물음을 던지는 토구오에게 사회-문화적 '다름'은 근본적으로 그의 작품을 특징짓는 중심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예술가로써 정체성을 결정짓는 창작의 원천이다.

하지만, 주류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바르텔레미 토구오가 제 3세계 출신의 아웃사이더라는 것, 더욱이 두려움의 대상인 '흑인-남성'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그의 드로잉에서 못박힌 신체의 모습이나 인간들의 계급을 나타내는 사다리 형상 등은 그의 작품을 아프리카인으로서 감내 해온 사회?문화적 불평등의 관습들을 꼬집어내는 후기식민주의 시각에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토구오의 작품은 결코 그러한 특정한 인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민족지학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이민자의 입장을 거부하고 글로벌시대의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밝힌다. 예술이야말로 자신의 특정한 상황을 드러내고 사회?문화적 불평등과 선입견에 맞서는 체제 전복적인 대응이라는 것을 토구오는 인식하고 예술작품을 통해 예술가로써의 도덕적이고 정치적인 의무를 세상에 은밀하게 털어놓는 것이다. 진정한 예술가는 사회적 아웃사이더이지만 이 아웃사이더의 ‘바깥’은 ‘안’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나아가 이 바깥을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대상화시켜 볼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예술가에게 요구되는 자기성찰이다. 그런 의미에서 토구오는 본인이 제 3세계 출신의 흑인 남성이라는 ‘자기 자신’을 예술을 통해 객관적으로 대상화시키는 것이다.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고 비판하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의 작품은 공상적인 유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체의 핏줄은 나뭇가지나 잎사귀 줄기의 모양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작품에서는 지상에 있는 인물의 두상이 땅 밑의 나무의 뿌리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토구오의 드로잉에서 가장 자주 발견 되는 이미지는 인간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들인데 이는 꽃잎과 연결되기도 하고 타인의 입으로 다시 들어가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경계가 와해되는 토구오의 이미지들은 결국 인간을 이 세상의 모든 요소를 지배하는 자가 아닌 물이나 땅에 뿌리를 내려 식물들과 공생하는 세계의 일부로 나타낸다.

"그의 드로잉들, 회화와 벽화들은 기이하고 이국적인 첫인상을 주지만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고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 마치 우리의 삶 속에서 유래한 것 같기도 하다."라는 롤랑 헤기(Lorand Hegyi)의 말처럼 흑인 예술가로서 경험한 토구오의 특정한 서사는 슬픔, 두려움과 같은 우리의 보편적인 감정과 연결된다.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 이곳 저곳을 유랑하며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을 독특한 화법으로 담아낸 토구오의 작품은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나약하며 자신의 내부에 있는 공포와 싸우고 있는 존재임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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