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김창배 작 (40*55) 인연 2011 한지수묵담채
울루(鬱壘)와 신도(神荼)
신묘년 아침. 쓸쓸한 수행 처에 눈보라가 날리고, 풍경이 울린다. 고요하게 마음이 가라앉아 있는 며칠, 행동을 조심하라는 안행(雁行),교만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라는 하심(下心), 그리고 묵언. 수행의 세 가지 규칙을 실천하는 수행자들의 모습은 자연의 순리에 몸을 내맡긴 고요한 기러기의 귀환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따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유난히 하얀 눈이 많은 겨울이다. 화가는 하얀 지면만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대 자연 속에 있을 때 마다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세계를 그림 속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면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 액막이도 못하고
천지에 가득한 눈 속에서 한해를 보낸다.
50여년의 인생 ,자손은 없고
고단한 일생에 벗은 많구나.
깨진 벼루로 억지로 외로움을 달래 보지만
어찌 그것을 견디는 붓이 있으리오.
울루(鬱壘)와 신도(神荼)가 무슨 소용인가
풍미 없음을 부끄러워하며 험준한 산을 안고 있구나.
석도란 화가의 글이다, 왕조의 종실로 이른 나이에 출가해 승려가 되었고 문인화가로써 명성을 쌓아 방대하고 심오한 회화론, 석도의 그림을 해독 하는 열쇠 이고 인생을 이해 하는데 암시 작용을 했다.
울루(鬱壘)와 신도(神荼)는 새로운 새해가 밝아 오면 대문의 왼쪽과 오른쪽에 붙이는 문신(門神)중국에서는 음력 정원에 집집마다 대문에 이 두신의 모습을 붙여 악귀를 쫓는 풍습이 있다.
차인들도 대문(大門)에 글씨를 써 붙이고, 도(荼-씀바기도)와 차자(茶字)의 유래를 살피며 님 을 불러 액운을 씻는 차 한 잔을 마시자.
담원 김창배 화가 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