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2    업데이트: 18-08-06 16:41

차와문화

여름날- 눈물차 달여마시기
관리자 | 조회 1,804
눈물(雪水)로 차(茶)를 달여 마시며.


 옛날의 선비와 문인들은 토산 차의 맛이 대륙의 차 보다 맛이 좋다고 자부를 하면서 차를 즐겼다. 
그리고 어디서든 손쉽게 차를 달여 마셨다. 차 마시는 장소가 구애를 받지 않고 차 생활을 즐겼다. 문헌(文獻)과 전해져 오는 그림을 통하여 찾아 볼 수 가 있다, 경치가 좋은 물가나 소나무 아래, 정자, 재실, 어디든 찻 자리를 폈다. 
또한 찻 자리엔 최소한의 자격으로 앉는 순서가 있었으며 예의와 범절(凡節)을 중요시 하였다. 
목이 말라 갈증 해결엔 말차가 최고, 말차를 좋아하며 차 의 맛이 달다고 한 고려 말 대문장가 이자 충신 원감국사는 자신이 명석에서 하빈 으로 끼일 방법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한바 있으며, 김서 란 사람은 자신을 “ 찻 자리의 악빈” 이라고 쓴 점으로 보아 옛날 선비들의 차 생활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알 수 있다. 
 고려의 임춘이란 문인은 정중부의 난(亂)에 겨우 목숨을 견져, 시(詩)와 술로 보내다가 술 때문에 일찍 요절(夭折)을 하였다, 30여세의 짧은 생을 살며, 그는 서당(書堂)에서 차를 잘 다뤄 삼매경(三昧境)의 점다 솜씨를 자랑 하였으며, 때론 보름 달밤에 봄 차를 맷돌에 갈아 마시고 거문고를 타며 세상을 논(論)하였다. 
고려 중엽의 백운거사 이규보는 차를 끓여 마시며 바위 앞의 샘물을 말리고 싶다고 할 정도로 차를 사랑 했으며, 한사발의 차로 바로 참선의 시작이라 하였다. 
“차의 맛은 도의 맛” 이라 하여 최초로 “다도일미(茶道一味)”를 주장하였다. 14살에 성균시 에 합격한 목은 이색은 차를 몹시 좋아해 폭포수 밑에서 물을 길러 부싯돌로 부딛쳐서 차를 달여 마셨고, 중국의 다성 육우가 차를 좋아 한 것도 별것 아니 구나 라고 읊었다. 
가루차를 점다하여 마시고 차가 뼈 속 까지 스며들어 그 속에 모인 삿된 기운을 모두 없애 준다고 하였으니 차 생활의 정도를 가히 짐작을 할 수 있다. 
  
 

나라의 은혜에 몸 바치지 못한 늙은 서생이

차 마시는 버릇으로 세상일을 잊는 구나

눈보라 휘날리는 밤에 깊은 재실에 홀로 누워

 돌솥의 솔바람소리 즐기어듣네

  
  
  
고려 말 충신 이자 유학자인 포은 정몽주는 유배 생활을 할 때 눈이 내렸다. 차디찬 눈보라가 휘날리는 밤에 쓴 아름다운 다시(茶詩)로 , 정몽주의 홀로 지낸 겨울밤 쓸쓸한 풍경을 그릴 수 있다. 
  
몇 일 후엔 우리 고유의 명절 동지(冬至)가 오고, 여느 때 보다 춥고 긴 겨울밤이다. 산방(山房)의 창밖에 내리는 눈 을 퍼 다 가 그 눈물(雪水)로 차 달여 마시며, 그림도 그리고 시(詩)도 한수 짓고 추운 겨울날 숨어 지내며 안거(安居)에 빠져 보자. 이게 최상(最上)의 즐거운 일이 아닐까? 
  
글,그림 담원 김창배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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