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    업데이트: 18-08-10 12:48

작가노트&평론

꽃나무가 있는 고운 심상의 이미지 -윤인수 작품전에 부쳐
관리자 | 조회 725
꽃나무가 있는 고운 심상의 이미지 - 윤인수 작품전에 부쳐
 


윤인수의 그림은 ‘속’과 ‘밖‘을 하나로 겹쳐서 보는 시선을 갖고 있다. 그가 그려내는 풍경은 숲과 꽃으로 과거의 그림과 다를 바없는 것처럼 보이나 그것을 사실적으로 냉정하게 그려내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눈으로 새롭게 단장해서 엮어낸다는 점에서 심상으로 읽어내는 이미지라 할 수 있다. 그 일상도 질주하듯 변화의 속도가 빠른 오늘의 일상을 실내에 정지해서 하나의 표징(表徵)으로 정물같은 꽃그림으로 일상’속‘을 대처하고, 거기에다 미묘하게 오브랩하듯 일상 밖 나무 그림을 조용히 병치하는 - 그야말로 과거의 아담한 정서를 되살리는 분위기 자체를 주된 심상의 이미지로 삼고 있다. 이 역풍경은 낯선만큼 여행자에게 그 지역의 일상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마주하는 우리의 자연풍경은 낯익은 것이기에 일상에 들어와 있어 그 일상을 다시 속과 밖으로 구별하기는 힘든 것이다. 윤인수는 이러한 구별이 힘든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우리의 풍경을 세분하듯 속과 밖을 나누어서 공유하려는 심상을 엿보인다.

숲길 속에 꽃길이 있듯 숲길과 꽃길은 바라보기에 따라 관념일 수도 현실일수도 있는 것이다. 정물이 실내를 근거로 한다면 우리들에게 가장 가까운 일상의 ‘속’이 아니던가. 그런가하면 실내를 너머선 나무숲은 일상의 ‘밖’이 된다. 그는 이러한 일상의 ‘밖을 관념화하되 멀리 두고보는 자세를 취하기 보다 가급적이면 가깝게 실내로 끌어들이듯 다가서려 하고 있고, 일상의 속에 있는 실내의 꽃그림 또한 가급적이면 일상의 밖으로 약간 밀어내고 싶어한다. 그래선지 그의 그림은 풍경과 정물이 어울려진 구성작품이라고 불수 있지만 이러한 윤인수 자신의 심상의 눈으로 본다면 꿈을 수놓듯 아담하게 엮어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이렇듯 나무숲을 꽃보듯이 하고 하나의 정물적 대상을 나무숲을 보듯이 하나의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풍경과 정물이 넘나드는 정물같은 풍경. 풍경같은 정물이 되고 있다. 윤인수의 연필은 기계가 빛어낼 수 없는 우리의 감성을 순수한 손작업에 의해 고운 심상으로 엮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름은 물론이다. 이런 점에서 윤인수는 접었다 펼치는 신문같은 우리의 일상 곁에 잊혀질 수 없는 나무와 꽃이 있는 자연과 더불어 있고픈 또 다른 일상이 함께 하길 꿈꾸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일상을 곱게 보려는 윤인수 나름의 소박한 심상의 이미지가 아닐까.
 
 
미술평론가 김 해 성(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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