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0    업데이트: 13-07-08 10:38

'13 영남수묵화의 토양전

인사말 -민병도- 운영위원장
아트코리아 | 조회 1,957

‘영남 수묵화의 토양전’을 열면서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토양으로부터 비롯된다 하겠습니다. 우리네 삶의 바탕인 건강한 토양에 감사하고 민족회화의 자존인 한국화를 사랑하는 영남의 작가들이 대구에 모였습니다.

 

물론 특정한 연대감이나 주의주장을 목적으로 한 모임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몸담아 살고있는 지역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한국화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할 따름입니다.

영남의 현대 한국화는 오랜 전통의 질서를 계승하는 대신 서구적 미학에 접목된 새로운 양식으로부터 출발하였다고 보아야 옳을 것입니다. 그 결과 전통의 도제식 산수화 대신 사의적인 표현과 실경 중심의 새로운 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중간 과정 없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선진화된 양식을 도입한 셈이지요. 그렇게 한 세대가 흘렀습니다.

 

이제는 우리들만의 새로운 미학과 양식질서를 찾아 독자적인 영남회화의 한 갈래를 보여줄 때가 되었습니다. 물론 현대회화의 건강성은 다양한 표현기법과 개성적인 양식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의미를 두는 것은 독특한 영남지역의 자연과 학문을 배경으로 형성된 변별적 가치를 모색해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적으로 ‘문화융성’을 부르짖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그림, 한국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흔히 한국화의 오랜 익숙함과 지루함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 오랜 익숙함도 곧 한국적 미의식인데도 말입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 어떤 문화선진국도 자기네 전통문화를 푸대접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문화도 지금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대안 없이 형이(形而)를 버리기보다 실경(實景)에서 심성을 바르게 하고 진경(眞景)에서 무위자연의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발언에 귀 기울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2013년 5월

민병도(운영위원장, 전 한국미협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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