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    업데이트: 20-01-31 14:24

작가노트

2018년 작가노트
아트코리아 | 조회 598
파리에서 영원을 꿈꾸며...
김석기 / 화가


“파리는 내게 언제나 영원한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나는 파리를 사랑합니다. 파리의 겨울이 혹독하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은 가난마저도 추억이 될 만큼 낭만적인 파리의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파리에서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 당신의 곁에 머무를 겁니다. 바로 내게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대문호 헤밍웨이는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까지도 젊은 시절 프랑스의 ‘파리’에서 지내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위대했던 한 예술가에게 파리는 단순한 도시가 아닌 영원한 연인이 아니었을까.
헤밍웨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파리는 언제나 가슴이 들뜨는 축제의 도시이며, 세계의 작가들이 그들의 예술혼으로 채워가는 거대한 미술관의 수장고이고, 음악을 즐기는 거리의 악사들과 이 도시를 화폭에 담아내려는 거리의 화가들이 별처럼 박혀있는 예술의 우주이다.

내가 벌써 파리를 서성인지 8년이다. 헤밍웨이와 까뮈, 피카소와 모네 그리고 고흐도 이제 다정한 나의 벗처럼 느껴지고, 세느강, 에펠탑, 노트르담 사원, 베르사이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은 이제 나의 편안한 은신처 같다. 나 또한 헤밍웨이가 말했던 ‘움직이는 축제’의 현장에서 예술의 축제를 즐기는 관객이 된 것이다. 이 도시에 은신하는 다른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파리와의 소통을 통해 세워왔던 세계화라는 꿈.
이제는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에 숨을 가다듬어야 할 순간이다.
글로벌이즘의 장점이라면 세계적 예술의 정점에서 예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형성된다는 것이고, 부정적 요소라면 글로벌이즘의 영역 안에서 다분히 획일화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믿음이다.
그것이야말로 글로벌이즘의 부정적 요소를 제거할 열쇠이며, 세계화를 향한 가장 참신한 오브제이다.

이번 루브르 박물관 까루젤관 개인전이 세계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가장 한국적인 에너지를 찾기 위해 프랑스의 프랑콘빌 아뜨리에와 한국에 있는 북한산 작업실이 하나의 힘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헤밍웨이가 프랑스 파리를 그리워했듯이, 파리의 아름다운 축제를 사랑했듯이, 나도 프랑스 파리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화가로 영원하고 싶다.


2018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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