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    업데이트: 23-10-11 15:28

보도자료

대구 수성아트피아…홍원기 작가 초대전 ‘자연의 변주' 열어
아트코리아 | 조회 423
6~18일, 멀티아트홀에서 신작 30여 점 선보여


홍원기 작 '장미와 잠자리' (75x70cm, 2021)

화선지 위에 먹으로 찍은 점들은 자유분방한 듯 질서를 유지한다. 분리된 공간을 하나로 엮는데 일조하는가 하면 변화를 통해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하기도 한다.

작품 속 잠자리의 비상은 자유를 상기하고, 생명력이 담보 된 장미의 만개는 활력을 도모한다. 또 유연하게 헤엄치는 물고기 떼에 투영된 자유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우리 마음에 해방감을 불어넣는 듯 하다.

화면 곳곳에서 묻어나는 현대적인 미감에 작가의 심상이 투영됐다. 작가의 작업 의도가 읽혀지는 지점이다.

발묵과 몰골법이 주축을 이루는 이 모든 표현을 작가는 “그저 붓 가는 대로 무심히 그렸다”고 표현한다.

6~1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는 일무 홍원기 화백의 27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자연을 소재로 한 작가의 신작 30여 점이 선보인다.


홍원기 작 '변주 - 잠자리' (61x92cm, 2021)

작가 특유의 자유로운 필선과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인 전시 작품들은 진채화와는 결이 다르고 수묵담채화보다는 색의 농담이 짙다.

작가의 그림은 화육법(畵六法)과는 거리를 둔다. 오히려 순간적인 감정표현에 용이한 속필(速筆)로 자연을 변주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이번 초대전의 주제도 ‘자연의 변주’다.

작가가 자연을 변주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로 그의 붓 끝은 빠르게 자연을 풀어낸다.

그 속에서 피어난 장미는 검붉고, 잠자리 떼는 사선으로 창공을 가르며 물고기들의 헤엄은 걸림이 없다.

물고기와 종횡으로 교차하는 잠자리의 비스듬한 포지션이 강한 역동성을 자아낸다. 대상의 방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을 보여준다.


홍원기 작 '자연의 노래' (174x142cm, 2021)

입체파나 표현파 화가들이 건물이나 나무의 수직선을 비스듬하게 처리해 운동감을 자아낸 것과 같은 원리이다. 주목할 점은 한국화에서 필선의 토대는 ‘사유’라는 것이다.

홍원기 작가의 작품도 예외는 아니다. 작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문인화 정신이다.

그는 작업일기를 통해 “지금까지 추구해온 일관적인 화풍은 문인화 정신에 바탕을 둔 주관적인 심상의 표출로 현대적인 화화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1970년대 신석필 선생이 운영하는 ‘동서미술학원’에서 회화의 기초를 닦은 작가는 그간 프랑스, 대구, 서울 등에서 26번의 개인전 등 다양한 기획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250여 회 출품한 경력 외에도 대구미술 70년 역사전 운영위원과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수성아트피아 서영옥 전시기획팀장은 “한국화의 조형미를 현대적으로 표현해온 작가는 형상의 주관적 단순화와 추상적인 공간 구성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며 “이번 초대전에서 선보일 신작 30여 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다.


홍원기 작 '자연의 노래' (74x142cm, 2021)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