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    업데이트: 24-04-18 09:30

칼럼-7

[이태수 칼럼] 애도, 권중혁 애국지사
아트코리아 | 조회 378
│이태수 칼럼│
 
애도, 권중혁 애국지사
 
 
올해는 광복 78주년이 되는 해다. 1945년 8월 15일, 한국의 해방은 현대사에서 ‘광복(光復)이라는 의미로 규정된다. 우리 민족이 잃었던 말을 되찾고 위축된 민족정신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헌신한 결과로 자유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36년간의 일본 식민지에서 온갖 고통을 당하면서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애국과 희생정신 덕택이다.
해방을 맞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는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로운 자주독립 국가 건설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8·15 해방은 민족의 힘으로만 이루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자주 주권을 갖지 못했다. 일제강점기 이래 독립투쟁에 매진해왔지만 일제를 몰아내는데 연합국의 일원이 되지도 못했고, 해방정국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1950년의 6‧25전쟁을 거친 지금까지도 통일에 대한 민족적 염원은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유대한민국과 민주주의, 자주와 주권국가의 소중한 가치 등 위대한 역사적 유산을 잊지 않고,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디쯤 와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으로 숭고한 독립 정신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의지를 다져야 할 것이다.
지금은 주변 4대 강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광복이라는 역사적 의미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희망과 자유의 삶을 영위케 하고 있다. 그 현재적 의미는 우리 민족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며 우리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이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애국지사(독립유공자)가 여덟 분(국내 7명, 국외 1명)이 생존하고 있다. 며칠 전(10일)에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하던 권중혁(필자의 빙부) 애국지사가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일제강점기인 1921년 경북 열일군 죽남면 입암동(현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리)에서 태어난 그는 대구 수창보통학교와 김천고등보통학교를 거쳐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 재학 중인 1944년 1월 일본군 대구 24부대에 학도병으로 강제 징집됐다.
그해 8월에는 이에 반발해 부대 내 탄약고 폭파와 무기 탈취, 독극물에 의한 일본군 몰살 등을 계획한 후 독립투쟁에 투신하기 위해 동지 6명과 함께 부대를 탈출했으나 팔공산(경북 영천 신녕 뒷산)에서 일본군 수색대에 의해 체포됐다.
그 이후 3개월 동안 혹독한 고문을 당했으며, 같은 해 12월 일본군 임시군법회의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일본 기타큐슈 고쿠라 육군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광복을 맞았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2005년 건국포장을 수여했으며, 지난해 광복절에는 대구시 광복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빈소는 대구보훈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지난 12일 오전 8시 반인 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에 안장됐다. 국가보훈부는 안장식을 거행하는 이날 유족에게 국민적 예우와 추모를 위해 세종본부와 전국 지방보훈관서, 소속 공공기관, 국립묘지 등에 조기를 게양했다. 다음의 시는 안장식에서 낭독한 필자의 추모시다.
 
오늘은 옥빛 하늘이 유난히 우러러 보입니다.
옷깃 여미고 우러러 바라보고 있으면
오랜 세월 당신이 혼신으로 꾸던 꿈들이
점점 가까이, 선연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암울한 일제 강점기의 광복에의 열망과
그 좌절, 일본 기타큐슈 고쿠라 형무소의
차가운 벽과 더욱더 불타오르던 애국심,
길지 않았던 광복의 희열도 무색하게 했던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 남남갈등……
 
그야말로 질곡과 고난의 세월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한결같은 기개로,
대쪽 같은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셨습니다.
 
우리는 그 우국충정의 숭고한 정신을
결코 언제까지나 잊지 않을 것입니다.
광복 동지들과 함깨 힘겹게 씨를 뿌리신
민족번영의 텃밭은 이제 우리의 몫이며
우리의 지상과제임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무거운 짐들은 죄다 내려놓으시고
애국 동지들과 함께 느긋이 지켜보시면서
영원한 안식의 나라에 드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옥빛 하늘이 유난히 눈부십니다.
─’영원한 안식의 나라로─권중혁 애국지사 영전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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