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선생님께
열세 번째의 귀한 시집 『따뜻한 적막』의 출간을 진심으로 심축(心祝)드립니다. 시집 제목처럼 따뜻한 심상으로 가득 찬 시편들을 마음으로 읽고 음미했습니다.
‘빛’과 ‘소리’를 중심으로 맑고 그윽하게 직조된 시편들을 심독하면서, 선생님의 무르익은 시세계를 일면적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의 시편들은 ‘쇠북소리’와 ‘풍경소리’, ‘독경소리’로 영혼을 일깨우고 있는가 하면, ‘바람과 나’, ‘눈길 2’, ‘요즘은 나 홀로’처럼 실존의 깊은 성찰을 보여 주시기도 했습니다.
또한 ‘귀갓길’, ‘저녁 점묘’처럼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수채화같이 채색해 주시거나, ‘참새와 벚꽃’, ‘이른 봄 아침에’처럼 자연과 자연, 자연과 인간이 서로 조응하는 물심일여(物心一如)의 시심을 읽는 이들에게도 흠뻑 취하게 하였습니다.
시집 전체를 음미하면서 “산길, 봄바람, 봄비, 줄장미, 햇살, 풀잎 이슬, 빗방울, 맷새, 달빛……” 등으로 이어지는 맑고 아름다운 자연 심상은 마음을 아주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이번 시집은 ‘빛’과 ‘소리’를 통한 자연 심상의 깊은 ‘안식과 평화’라고 그 느낌을 고백해 보고 싶습니다. 이 점은 선생님의 오랜 시력(詩歷)에서 빚어진 완숙한 결실이자 달관의 상관물로 여겨집니다.
아무쪼록 늘 건강하시옵고 건필하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진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