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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코로나 이겨낸 달구벌 시민들에게, 이 찬가를 바칩니다 / 조선일보 / 2020.06.25
아트코리아 | 조회 621

코로나 이겨낸 달구벌 시민들에게, 이 찬가를 바칩니다

나태주·신달자·정호승 등 대구 시민 위한 위로 낭독회 "詩에 울고 웃는 시간 됐으면"



한국시인협회가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본 대구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24일 오후 7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다시 부르는 생명의 노래' 낭독회를 열었다. 나태주 시인협회장을 비롯해 이근배 예술원 회장, 신달자·오세영·정호승 시인이 수도권 시인을 대표해 참가했고, 현지에 사는 이태수, 이하석, 박방희, 박정남, 류인서 시인이 화답하는 시를 낭송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공연장 300석 중 70석만 관객을 받았다. 시 낭독 사이에 박영국 바리톤, 박진규 첼리스트, 박수관 명창의 공연을 곁들였다.

나태주 회장은 "대구가 코로나 직격탄 맞은 것을 멀리서 지켜본 시인들의 마음이 많이 불편했기 때문에 우리가 시를 통해 대구 시민들의 구겨진 마음을 풀어 드리고자 했다"며 "시에 울고, 시에 웃고, 시에 마음을 놓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구 매일신문 논설주간을 지낸 이태수 시인은 "대구가 폭격을 당하듯이 코로나로 엄청나게 고생했다"며 "나태주 회장이 지난 4월 취임 이후 첫 행사로 대구 시민 위로 낭독회를 하고 싶다고 연락해와, 대구시가 500만원을 후원하고 수성아트피아가 무료로 대관해줬다"고 설명했다.

이근배 예술원 회장은 대구 시민의 역경 극복을 예찬하면서 "달구벌은 새 얼굴로 뜨는/ 해를 맞아/ 먼 내일로 가슴을 열고/ 더 푸르게 날개를 펴고 날고 있구나"라고 노래했다. 오세영 시인도 "풍전등화 조국을 지켜낸 달구벌이여/ 달구벌의 의료진이여, 시민이여 시민의 공복(公僕)들이여"라는 찬가를 바쳤다.

신달자 시인은 "폭염 찌든 땀에 젖은 방호복을 입은 이들이여!/ 우리들의 마음을 맘 맘 맘 뭉쳐 보내니 얼음바람으로 닿기를 바랍니다"라며 "얼굴은 가려도 마음은 더 커졌어요/ 우리 싸워 이겨요 그리고 사랑해요/ 당신"이라고 속삭였다. 정호승 시인은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며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고 인간애(人間愛)를 드높였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박정남 시인은 "환자와 위문객이 서로 손 잡고 말해요 다독이며 말해요/ 둥둥 떠가는 흰구름 바라보며 우리들은 위안을 받아요"라며 병원 풍경을 전했고, 이태수 시인은 "이곳은 지금 창살없는 감옥/ 육지에 떠 있는 섬"이라면서도 "더디게라도 새봄이 오기는 올 테지요"라고 소망했다. 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사회적 거리를 두자/ 서로 더 가까이 당겨지네/ 안돼, 라며 마스크를 쓰자/ 한결 절실하게 서로 드러나네"라며 시민들의 심정을 재치있게 대변했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5/20200625000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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