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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아시아경제 2020. 3. 18 [오후 한 詩] 사랑나라, 별나라/이태수
아트코리아 | 조회 402
아시아경제 2020. 3. 18
 
[오후 한 詩]
사랑나라, 별나라/이태수

 

사랑으로 빚어진 떡, 사랑으로
빚은 술, 사랑으로 만들어진
안주, 사랑으로 만든
바람을 마시고 먹는 나라
사랑으로 지어진 집, 사랑으로
서 있는 기둥, 사랑으로 숨 쉬는 먼지,
사랑이 물든 종이 위에
사랑의 글씨만 쓰인 나라
사랑의 밥을 먹고, 사랑의 옷을 입고
사랑의 국물을 마시고
기침도 사랑처럼 하는, 그런 꿈나라
언제까지나 바뀌지 않는
사랑의 눈빛과 가슴이 포개져
사랑의 말들만 반짝이는,
유리알처럼 투명한 꿈결에
먼 듯 가까이, 가까워지듯 먼 나라
이 지상의 늪에서 바라보면
어두워질수록 영롱해지는,
애달피 꿈꾸는 누이의
꿈속의 별나라, 끌어안을수록
불빛 더욱 따스해지는 사랑나라
 
■ 한 번 읽고, 이내 한 번 더 읽었다. 그리고 또 읽었다. 중얼중얼 읽었다. 그러다 또박또박 소리를 내어 읽었다. 기도하듯 읽었다. 염원하듯 읽었다. 정성을 다해 읽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아마도 다른 때였다면 이처럼 간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온 나라가, 아니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수라장이다. 누군가는 공포에 떨고 있고 누군가는 절망에 빠져 있고 누군가는 분노하고 있고 누군가는 이 와중에 거짓말과 악담을 퍼트리고 있고 또 누군가는 이때를 틈타 돈을 벌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와 누군가와 누군가는 바로 그 곁에서 다만, 정말 다만 죽어 가고 있다. 사랑이 필요하다. 무조건 필요하다.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간단없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필요하다. 차라리 지나쳐도 좋다. 차라리 과격해도 좋다. 지금 당장 사랑을 가동해야 한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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