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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月輪穿沼水無痕 (죽영소계진부동 월륜천소수무흔)
관리자 | 조회 723



규격: 150 x 45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이 일지 않고

달빛이 연못을 꿰 뚫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  
 

채근담 구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는다 (竹影掃階塵不動)
이 시구에 이어지는 대구(對句)는"달빛이 연못 밑을 뚫어도 물 위에 흔적조차 없다(月穿潭底水無痕)"이다.

조원(組元) 선사가 열두 살 때 부모와 함께 산사에 놀러 갔다가
한 수좌가 이 두 시구를 읊는 것을 듣고 출가를 결심해
13세에 항주(抗洲) 정자사(淨慈寺)로 출가했다.
이렇듯이 이 두 구절은 조원 선사와 깊은 인연이 있다.

다음은 조원 선사의 일화이다.
송나라 말기 원의 군사가 송나로 대거 침입해 전국이 전쟁에 휘말렸다.
조원 선사가 있던 온주(溫州) 능인사(能人寺)에도 예외 없이 군사들이 난입하였다.
그러나 선사가 태연자약하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자
원의 군사는 그의 비범함에 감동하여 물러갔다고 한다.

천지에 지팡이 하나 꽂을 땅이 없으니
기쁘도다, 사람도 비고 법마저 비어 있네.
무거운 대 원나라의 삼 척 검은
번뜩이는 그림자 속에 봄바람을 베누나

이 천지에 지팡이 하나 꽂을 만한 조그만 땅조차 없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히 잊은 경지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비어 있으니
설사 원나라 군사가 삼 척 검으로 나를 벤다 해도 관계없다.
그것은 마치 섬광이 번뜩이는 순간 봄바람을 베는 것과 같이 순간에 불과한 것이다.
일체가 모두 비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겠느냐는 말이다.

이 게송 중에서도 네 번째 구절은 잘 알려진 유명한 구절이다.
조원 선사는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일체를 싹 비워 버린 자유로운 경지에 있었기 때문에
절대 절명의 한계상황에서도 그러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