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    업데이트: 22-08-31 18:42

언론 평론

석여 손수용 작가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문인화(출처 : 타임지)
아트코리아 | 조회 1,901
석여 손수용 작가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문인화 


문인화 전통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 


문인화(文人畵)는 간결하다. 그 간결함은 결코 간단한 것과 다르다. 조선시대 양반이 글을 쓰면서 그리던 그림이 문인화다. 평생 책과 글을 가까이 하고 자연의 정취를 사랑하던 사대부와 선비의 그림이다. 석여 손수용 작가는 문인화를 그리는 화가로 그의 작품은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지학사) ‘수묵과 채색에 담긴 정신’ 편에 김홍도의 ‘총석정’과 나란히 실려 있다. 우리나라의 이른 바 ‘한국화’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현대 문인화와 조선시대 산수화가 나란히 실린 것이다.  


 ©손수용 

 
고교 미술 교과서에, 김홍도作 <총석정>과 나란히 게재 

 함께 그림이 실린 김홍도 역시 조선시대 화공으로, 서민들의 삶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전국의 산천을 돌며 깨달은 바와 감흥을 수없이 화폭에 옮겼던 화가로 서민뿐 아니라 양반 사대부의 사랑을 받아 정조대 도화서 화공으로 추천받아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양반이 그리던 문인화든, 일반인이 그렸던 풍속화나 산수화든 간에 그림의 대상이 그것을 그리는 이에 익숙하고, 그 마음과 조화를 이루어 작가와 완전히 일치된 상태에서 표현됐을 때 그 작품성 아닌 인간성이 묻어나 완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손수용 


손수용 작가 역시 문인화의 전통을 보물처럼 아끼며 살아온 인물이다.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고 그에 순응하고 조화함으로써 존재하는 아름다운 가치적 전통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그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문인화는 이렇다. “시(詩), 서(書), 화(畵)를 두루 익힌 작가가 대상을 보고 느낀 감흥을 옮기되, 그 표현의 과정은 삽시간에 이루어진다. 그 그림에는 작가의 사상성, 학문적 요소, 인간미, 심지어는 유머와 위트까지 엿보이고 간결하면서도 기운생동(氣韻生動)하게 된다.” 


©손수용 

 
그는 산수화, 화조화, 초충화, 영모화, 어해화, 소과화, 사군자 등 다양한 자연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의 필치는 화폭 안에서 얼마든 자연스러우며, 먹과 여백의 조화는 그 어떤 부자연스러움도 부담스러움도 없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공간에서 자연은 더 여유롭게 기운생동한다. 그가 그린 자연에는 문인화 다운 시정(詩情)과 문학적 요소가 함축되고, 달필의 필체로 쓰여진 그의 화제(畵題)는 문인화로서의 화룡점정이다.  


문인화기법 연구집,산수화기법 연구집 펴내 


©손수용 

 

 

작가는 우리의 전통 회화를 일컫는 개념의 모호함을 늘 경계해 왔다. 동양화라는 말을 지양하고 ‘한국화’라는 용어를 쓰기도 했다. 또 ‘수묵화’, ‘수묵산수화’, ‘수묵문인화’, ‘문인화’, ‘채색화’ 등의 용어가 각각 지칭하는 대상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만 ‘수묵’이라든가 ‘채색’ 등 기능에 치중해 그림을 인식하는 것도 경계 대상이다. 오늘날 한국화는 전통 재료와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변용한 작품으로 많이 인식하는데, 그러다 보니 ‘문인화’가 한국화라는 단어에도 온전히 포섭되지 못함을 느낀다. 예술과 기법의 관계에 있어서 손 작가는 프랑스 극작가인 A. Dumas(Alexandes Dumas)의 말을 인용했다. “기법은 너무나 중요시되어 종종 기법을 예술로 오인하는 일도 생긴다” 



©손수용

손수용 작가는 최근 <문인화기법 연구집, 산수화기법 연구집>2권의 책을 냈다. 스스로 강의를 다니면서 우리의 전통 회화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이제 현대미술이 중심이 된 대학에서 제대로 된 수묵의 기법을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무, 바위, 산, 구름, 물, 집과 사군자, 포도, 잠자리, 새우, 개구리, 바위 등 45가지 소재의 자연 생물체를 그리는 기법을 설명하며, 이를 손 작가가 직접 표현한 필치로 생생하게 느끼며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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