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기자 jhjun@hk.co.kr
정경은 M+한국 기자
화가 손만식(44ㆍ미협청도지부장)은 ‘소만식’으로 불린다. 소싸움의 고장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소싸움을 보며 자란 그가 ‘싸움소’만 그리기 때문이다. 내년 기축년 소띠 해를 맞는 그는 31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예술가 15명과 함께 ‘더 프렌들리 카우(The Friendly Cow) 2009’ 특별전을 연다.
손 화백은 1996년부터 싸움소만 그리고 있다. 대구대 회화과와 영남대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그가 싸움소에 빠진 것은 소싸움의 고장 청도 출신으로서 운명이나 마찬가지다.
“어릴 때 먼발치에서 소싸움을 구경하다가 싸움에서 진 소가 우리쪽으로 달려와 도망을 쳤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그는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싸움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봄에 청도 소싸움축제가 열리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1990년대 말부터 매년 20여점의 초대전을 여는 등 지금까지 모두 200여마리의 싸움소를 화폭에 담았다.
“‘번개’를 가장 많이 그렸고 올해 3관왕인 ‘칠성이’도 단골”이라며 “소싸움축제때는 전국에서 몰려온 싸움소의 활력넘치는 모습을 캔버스와 카메라에 담느라 초대전에 크게 신경쓰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개인전만 16회다. 단체전을 헤아릴 수 없다. “이기고 거드름 피우는 소, 지고 도망가는 소, 상처 받은 소, 겁먹은 소들을 보고 있으면 사람과 소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