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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신홍식 아동문학가 첫 동시집 ‘우리 선생님’ 발간 - 영남일보 - 2013-09-17
아트코리아 | 조회 1,010

추운 겨울날 꼬옥 안아주시던 선생님

풍요롭진 않아도 행복했던 어린시절…

아동문학가 신홍식
“구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는데, 특히 1학년 때 담임선생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래서 첫 동시집 제목도 ‘우리 선생님’이라 달았지요.” 

아동문학가이자 화가인 신홍식씨가 첫 시집 ‘우리 선생님’(도서출판 그루)을 펴냈다. 2010년 ‘대구문학’ 신인상에 동시가 당선돼 본격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3년 만에 내놓은 시집이다.

신씨가 많은 선생님 중 특히 1학년 담임선생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라는 공간에서 처음 만난 선생님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 선생님과 유독 많은 교감과 사랑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표제작 ‘우리 선생님’에는 신씨의 선생님에 대한 사랑이 잘 나타나있다. “추운 겨울날/ 공부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불렀습니다// 콧물을 훔쳐서/ 빤질빤질해진 소매/ 시커멓고 갈라진/ 손등을 감추려고/ 손목을 오므리고서/ 어깨를 움츠리며/ 엉거주춤 다가갔습니다// 선생님은/ 하얀 이를 보이면서/ 옆구리로 살며시 당기며/ “날씨가 많이 춥지” 하시면서/ 어깨를 토닥거리며/ 꼬옥 껴안아 주었습니다”

지금은 콧물을 훔치는 아이를, 그래서 빤질빤질해진 소매와 시커멓고 갈라진 손등을 가진 아이를 찾기 힘든 시대에 살지만 예전에는 이런 아이들이 흔했다. 돌이켜 생각하면 부끄러울 법도 하지만 신씨는 이런 추억들이 마냥 좋기만 하다. 너무 편리하고 각박해진 세상에서 이런 추억들이 점점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몰골이 엉망인 자신을 불러 따뜻하게 안아주던 선생님의 사랑도 좋았지만, 이런 추억들이 아직 그의 머리 속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행복감을 넘치게 한다.


 
신씨는 “예전에 비하면 잘 먹고 잘 살지만 그때만큼 행복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 어릴적 이처럼 아름다웠던 추억이 큰 힘이 된다. 그래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고, 동시를 쓰는 것”이라며 첫 시집이 가진 의미와 동시를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시를 쓰는 동안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시절의 좋았던 추억공간을 자유롭게 떠돌아다녔다고 했다. 그 추억을 더듬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기에 그의 시집에는 따뜻하고 밝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가 선생님과의 어릴적 추억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는 표제작 마지막 구절인 “지금도/ 바람 불고 추운 날이면/ 엄마보다/ 더 보고 싶은/ 내 마음을 눈치챈/ 우리선생님”에 잘 나타나있다.

이처럼 추억을 더듬는 시는 손주들 주겠다고 보자기 가득 먹을 것을 사가지고 오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우리 할머니’, 큰집에 계시는 할머니께 심부름 가던 추억을 담은 ‘장날’ 등에서도 잘 드러나있다.

신씨는 “오랫동안 가슴 속에 묶어 두었던 말들을 때가 되어 비로소 넓은 초원에 풀어놓았다”고 이 시집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시집으로 인해 “너무도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고도 말했다.

신씨는 한국아동문학, 대구아동문학, 미래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현재 <사>아트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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