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들판
- 박숙이-
천둥 우레까지 熱戰의 가을까지 다 겪어봤다 무엇이 더 두려우랴 다만, 가을을 겪고 나니 요행이 없는 저 들판, 내가 한없이 넓어져 있음을 알겠다 생각해 보면 들판이 왜 들판이겠나 혼자 아닌 바람과 땡볕과 혹한과 함께 판을 벌인다는 말이지 언 땅속의 보리처럼 주먹은 추위 속에서 불끈 쥐는 것 해보자 까짓, 벌릴 틈만 있다면야 한가락 하는 저 추위도 나는 당찬 의욕으로 달게 받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