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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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46    업데이트: 21-11-04 13:00

중앙에서의 하행 길
아트코리아 | 조회 266
중앙에서의 하행 길
 

- 박숙이-

 
                  
중앙의 문학 행사에 다녀오던 열차 차창 밖에
하루살이들 가로등에 난무하고 있다

그렇구나,
너희들도 조명 한번 받고자 그 야단들이구나

그중의 한 마리가 열차 차창에 죽은 듯 붙어
고해성사하듯
조용히 몸을 아니 생각을 녹이고 있었던가

춥냐
그래 춥다

동대구역에 도착한 새벽 한 시의 캄캄한 하늘엔
중앙에, 바삐, 얼굴 잠깐 디밀고 내려온 하현달이
오한에 으스스 떨고 있다

벼르고 벼른 볼일이 참
뒤 안 닦은 듯 찝찝하고 찝찝하기만 한 그 중앙에서의 하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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