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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 작가, ‘심연(深淵)에서 유(遊)’ 수성아트피아 초대전 성공적 마무리 입력 2021.03.25 공감신문
아트코리아 | 조회 311
박종태 작가, ‘심연(深淵)에서 유(遊)’ 수성아트피아 초대전 성공적 마무리​

[공감신문] 권오선 기자 = 파괴로부터의 창조, ‘심연(深淵)에서 유(遊)’ 테마의 박종태 작가는 3월 9일부터 21일까지 개인 초대전을 진행했다.

쿤스트 취리히 아트페어의 동양작가 중 유일하게 3회 초청 경력이 있는 그는 이번 초대전에서도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2주 전시 일정을 승인받은 첫 아티스트가 되었다.

‘깊은 연못을 헤엄치는’ 그의 테마는 텍스트의 해체에서 시작된 미시적인 추상이자 유기세포의 구성을 넘어 창의적인 증식을 시작한다. 그의 블루는 색의 의미도 있지만 더 이상 심연 속에서 우울하지도, 창백하지도 않게 빛나는 푸른 점(픽셀)의 상징이기도 한다. 그가 활자 파편에서 찾아 키워 낸 점들은 문명의 상징이 파쇄 후 응집되며 ‘책의 화석’을 이루는 관성적 행위로부터 탄생한 숱한 메시지들의 위대한 연속성을 상징한다.

인류 지식의 보고인 책을 찢고 으깨고 뭉쳐, 수성접착제로 중첩시키며 패널에 쌓아올려 앵글을 빽빽이 채우는 박 작가의 콘셉트는 액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픽셀 모음과도 같은 오브제들은 마치 베젤 없이 고해상도로 확장되어 가는 화면 구성처럼, 큰 규모에서 펼쳐질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심연에서의 유’의 세포들은 지난 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여러 경로로 유영을 방해 받았지만, 문명의 상징을 재해석해 온 박 작가는 그러한 파괴 상황에서도 창조를 계속할 당위성을 찾아냈다.

그가 구도자의 자세로 끝없이 만들어 낸 책의 화석들이 물성을 얻으면서 자아를 갖게 됐듯, 관성과 반복이라는 행위에도 새로운 서사가 생겼다. 제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종이만지기 작업의 결과물들도 규모와 공간으로 배치되면서 제각각의 메시지를 갖게 된 것이다.

우주 내의 지구, 그 안의 인간군상들은 점(픽셀)처럼 보잘것없을지 몰라도, 그들은 각자의 삶을 토대로 한 가지 오브제도 각기 다르게 보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점이 박 작가가 이번 ‘심연에서 유’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영법이며, 그는 A4크기의 세포에 들어 있는 DNA인 글자를 거대화되기로 한 오브제들의 씨눈으로 보고 새로운 블록들을 모은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좀 더 새로운, 그리고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며 틀의 확장을 넘어 깨부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예술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과 확장에 대한 그동안의 관념을 벗어난 행위라고 평가된다.

박종태 작가는 앞으로 또 다른 새로움을 선보일 수 있는 전시나 더 큰 무대에서의 전시를 준비하며 예술의 폭을 넓히겠다는 뜻을 전했다.

출처 : 공감신문(http://www.go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