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    업데이트: 23-01-17 17:35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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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543
자작STORY-눈: 내리다
 
동화 속에서나 등장 할 법한 환상적인 숲을 보았다.
눈 내리는 겨울이었다면 어떤 것이 나무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새하얀.
가을이 끝날 무렵 찾아간 나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방울 속에서 자작나무 숲을 마주했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고 싶은 곳.
 
황량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겨울의 자작나무 숲.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비워낸 숲에서 오히려 명확히 수식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새하얗게 눈이 덮힌 듯 순수함과 정열을 잃지 않고 고고한 자태를 간직하며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들만의 이야기로 빽빽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냉철해 보이고 까칠해 보일지 모르는 그 숲을
깨끗하고 따뜻한 그들만의 이야기로 화폭에 담고 싶었다.
 
눈부신 수피가 뿜어내는 은세계 앞에서
나는 그동안 내가 살던 “현실”이라는 숲을 잠시나마 잊어본다.
 
모든 것을 비워낸 겨울의 눈 내린 자작나무 숲
 
모노톤의 가까운 색감으로 매끄러운 나무의 수피를 표현한 수채화.
나이프 작업으로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파스텔 톤의 색감이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유화작품으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