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    업데이트: 19-08-08 15:47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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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768
나는 바다의 생물, 산호를 그린다. 산호는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바다를 구성하던 생명체 이어서 태초의 형상을 간직하고 있다.

산호는 나에게 있어 생명과 같은 가장 근간이 되는 조형 수단이며 태초의 산호의 생태적 특성이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모습과 생명의 근원인 어머니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것을 만들어낸 공간이 바다, 바다는 어머니, 산호는 나, 산호섬이 나에겐 유희적 공간이다. 화려하고 혼잡한 산호와 바다의 이면 속에 담겨있는 무의식 속 그리움의 표현이다.

햇볕이 내려 쬐는 먼 바다 위를 보여 반짝반짝 빛나는 오묘한 색과 황홀하기 까지 한 모습이 나의 눈에는 신비한 흰 빛으로 보인다. 바닷물에 반사되는 햇빛에 의해서 반짝이는 산호빛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햇빛을 빗살로 표현하였다. 고대 선사시대의 빛살무늬처럼.
이것은 비정형의 분방한 자유로움과 무질서 속에서 이루어지는 독특한 조형질서의 구축이다. 두터운 한지에 포치된 색채들은 리듬감과 선의 성질을 드러내고 있으며 전통회화에서의 필선과 같이 화면 전반을 아우르는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면에서 채색화라는 도구적 수단을 통해 내가 확보하고 있는 선험적인 경험들과 기억의 편린들 그리고 조형, 색면 조화를 현대 미술에서 한국의 미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싶었다.

내 작품의 시작과 마무리는 흰색이다. 내 눈에 보이는 산호가 결국 흰빛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래서 흰빛을 쓰고 있고 그 흰빛을 효과적으로 극대화시키기 위해 반짝이는 재료로 흰빛을 더 강조시킨다.
동양회화에서 흰색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 순수와 순결이다. 나는 동양회화에서 흰색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 시작과 끝을 나타내는 정화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것처럼, 마무리와 시작은 또 다른 작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흰빛을 사용한다.

그것은 물빛일 수도 햇빛일 수도 있고 흰빛일 수도 반사되는 빛일 수도 있는, 나는 이것을 통해 이 형태를 가지고 회화의 조형성 추구와 채색화의 현대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나는 나의 작업으로 인해 심리적 감정과 사고를 정화시키고 또 다른 작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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