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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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적들의 꽃밭
노현수 | 조회 2,232

패랭이꽃.jpg

 
적들의 꽃밭

  

그녀의 비밀이 풍선처럼 터졌다 그 비밀 이미 차갑고 아픈데, 너무 많은 희고 검은 바람의 눈동자들 우우우 달려든다 변명할 때마다 귀가 솔깃한 바람, 궁지에 몰릴수록 치졸해지고 잔인한 그녀의 비밀은 이제 꽃밭이다 입을 묻어버린 꽃밭엔 진드기들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시퍼런 말에 베인 살이 아프고 짓밟힌 꽃밭이 서럽다 대응할 수 없는 저 철저한 참견들 그냥 낮게 엎드려 물끄러미 바라본다 새벽 별빛 옅어지듯 풍문 간간히 일고, 또 다시 패랭이꽃이 핀다 혹독한 적들의 꽃도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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