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늦은 여름 풍각 장날
파리 떼만
주정꾼이 게워내는 욕설 곁으로 달려든다
이마에 그어진 주름살만큼
늙어버린 운동화
남루한 흔적들이 찰거머리처럼
군데군데 붙어 다닌다
한 사발의 막걸리가 되고
웃음이 될
떨이하지 못한 마늘 두어 접
시장 안 하루의 끝에 매달리고
걸쭉한 인정을 말아주던
뚱보 아줌마 국밥 집 천막도 걷힌다
내 안으로 휘적휘적 걸어오는 어둠
하늘을 지우고, 그 사람을 지우고
내 언어를 지우고, 지우고
지친 발자국은 또
서쪽을 더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