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풍경
모퉁이를 도는 흰 옷자락 보면 싸한 찔레꽃 향기 난다 무너져 내리는 빈집의 적요, 그 모퉁이 돌던 노인의 말려진 옷자락처럼 해거름하다 가을 상수리 잎이 떨어진다 그 마른 뿌리에서 열매를 맺다니, 그대여 이 눈 시린 한때 기억하기를, 초록 풀들이 붙드는 이 낡은 기억의 한때, 뼛가루 뿌리는 이 흰 손, 싸한 찔레꽃 향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