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불사(無佛寺) 가는 길
무불사는 없다
길섶 발가벗고 나서는 상사화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듯
나는 무불사의 부처를 보지 못한다
저 안개 탓이라고 중얼거렸던 한 때
있었다
아무리 가도 절은 깊고
무불사는 보이지 않는데 또
올라가는 길 내려오는 길도 없다
산그늘 아래
지초의 시련 다 끌어안은 계류
나무며, 구름이며, 바람의 짧은 근심이며
오래 헤매던 내 그리움이 거기 깃들어 있었다
무불사에서 누가 부처를 찾는가
무불사는 어디에나 있고 또 어디에도
없다
길은 바람을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구름 속을 거쳐
내 마음 속으로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