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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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둥근 구도
노현수 | 조회 540

둥근 구도

   

가끔 바람을 기억하는 나무 곁으로 달려가 왈칵 울고 싶은 날 있다 보리밭처럼 푸릇푸릇한 화장독을 지운다 지워진 자리마다 희미한 마마자국은 내가 꾹꾹 눌러놓은 아픈 화인이다 깊은 상처였던 꽃 몸 절개선 열면 슬픈 향기가 난다 나이테에 숨겨진 향기 그 속에 웅크린 내가 둥글게 탯줄을 감는다

하루의 둥근 시간이 지루하게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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