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호접몽 내유효기간 지난 밀빵 뜯어먹은 뱃속이 부글거린다 두 눈 감고 있는 동안 지칠 대로 지친 풍경 몸살 앓고, 우듬지 철없이 핀 목련꽃 흰 그림자 바람을 흔든다 뒤집혀진 어두운 잎맥 뒤 꿈틀거리는 애벌레 한 마리, 졸음처럼 몸 벗는 중이다 뜨거운 내 혀가 시를 뱉는 줄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애벌레 몸 벗는 중이다 아아, 그러나 슬픈 나의 애벌레는 기어코 나비가 되지 못한다 바늘로 딴 손톱 끝 새빨간 꽃눈 같은 나의 나비여, 날갯짓 없이 애닳은 걸음으로 어디로 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