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    업데이트: 12-04-26 22:15

작가노트

뒤안길에서 느끼는 정겨운 추억들
아트코리아 | 조회 426
뒤안길에서 느끼는 정겨운 추억들


 

  여태 살아 오면서 무조건 부정하고 들려다 보고 살아 왔던 젊음에서 좀 더 의미론적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으며 추억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학창 시절은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 덕분에 사물을 볼 줄 알게 되었고, 중학교시절 이종빈,  김일동,  서창환 선생님으로 인해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심었고,  고등학교 시절 유병수 선생님에 의해 나의 갈 길을 정하게 되었다..

  대학시절 아미(ami) 아뜨리에 에서 작업을 하고 활동했다. 공모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는데 1973년 해인사 인상, 1974년 송림사 심원정으로 대학미전에서 발표되었고, 1974년 이후로는 경북미술대전, 목우회, 국전 (대한민국 미술전) 등에 출품을 하였다. 1979년 군(軍) 생활 속에 활동한 작품들을 모아 강원도 인제 ( 인제 예식장 )에서  2 인전 ( 문순만,   도완석)을 가졌다..

  1980년 초에는 흔적(痕迹) 작업을 통하여 부엌에 감춰진 애환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을음, 재, 아궁이, 행자들의 삶을 소재로 표현했다. 그리고 골목길로 눈을 돌린 것은 주변에서 잊혀져 가는 삶의 뒤안길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대구 골목길은 안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골목을 헤매었고, 그 작품들이 대한민국 미술대전을 통해 발표되었다. 1980년 중반에는 시장을 소제로 그림을 그렸다. 특이한 장이 서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나서던 때는 시간을 가리지 않았다. 삶의 정겨움과 소박함은 장터국밥 한 그릇으로 나누는 막걸리 한잔.... 서문시장, 관문시장, 번개시장, 팔달시장, 의성장, 하양장, 자갈치시장 등.

  1987년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냉담했던 성당을 다시 찾게 되었고 그림의 소재 또한 평화로운 들판과 하늘을 그렸는데 전시기간 중 만난 한 스님과 그림을 통한 서로의 대화.....하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무상 .....

  1993년 두 번째 개인전은 고향을 그리듯 마음속의 고향을 마을 입구에서 반겨주는 당상나무와 진흙 속에서 아름답게 꽃 피우는 연(蓮)을 통해 되돌아오는 그 회귀성(回歸性)을 .....

  1997년 세 번째 개인전을 통해 하늘과 말없이 자기 정화를 잃지 않는 연(蓮)과 미류나무를 소재로한 '하늘 향해 두 팔 벌린'이란 주제로 .....

  새 천년을 맞이하는 1998∼2002년에는 솟대를 소재로 기다림으로...근작(近作)에는 물고기를 소재로 하여 표현해 본다.

"목어(木魚) 이야기"

물밑에서 내 안으로

헤엄쳐 들어온 물고기 한 마리

그 물고기는 주야로

눈을 뜨고 있어 목어(木魚)에 형상으로 ... 

물 밖 세상 그리워

산으로, 바다로, 하늘로 나를 유혹한다.

나의 작업이 그러하듯

나는 지금도 목어(木魚) 꿈을 꾸고있네

  흔희 스쳐 지나가는 일들도 이제는 의미와 그것을 인정하게 만드는 일들은 왜일까?
 그래서 작품의 제작되는 재료 또한 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해 보고 있다. 향(香)과 기(氣)가 흐르는 그림 그래서 황토 흙, 토분(土粉), 호분(胡粉), 커피, 드라이 플라워, 먹(墨)으로 연(蓮), 솟대(느티나무), 목어 (木魚:은행나무) 등의 제재를 사용하여 표현해 본다.

 무조건 부정하고 들려다 보다 이젠 좀더 의미론적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는 이유가 아닐까?

2004.문순만

 

The Unforgettable Loving Memories that I Cherish in My Heart

My youthful life was characterized by a series of unconditional denials. But now I can interpret my life more meaningfully. That is just because I live at present moment and can remember my past life.
   In my primary school days, I came to understand things around my life with the help of my teachers. In my middle school days, I made a decision to become an artist by the influence of the teachers including Lee Jong-bin, Kim Il-dong, and Seo Chang-whan. And in my high school days I decided on my course of life by the influence of my teacher Yoo Byung-soo.
   In my college life, I worked actively at ami artrie. I presented my works at the public subscription exhibition. Impression of Hae-in Temple and Simwonjung of Songrim Temple were presented in the University Fine Art Exhibition in 1973 and 1974 respectively. After 1974 I participated at many exhibitions like Kyungpook Great Fine Art Exhibition, Mokwoo-hoe, National Fine Art Exhibition, etc. In 1979, I opened a two-man exhibition(Moon Sun-man and Do Wan-seuk) at a wedding hall in Inje town,  Kangwon province, collecting the works of art which I produced during my army life of two years.
   In the early 1980s, through the trace work, I expressed the love for the family and the joy and sorrows of life hidden in the kitchen, making use of such subject-matters as soot, ash, fireplace, and the life of ascetics. Then I paid attention to the back lanes to express the pictures of life fast perishing. I searched around almost every lane in Taegu. The works I made at that time were exhibited at the National Great Fine Art Exhibition. In the middle of the 1980s, I painted the pictures using market as a subject matter. Whenever extraordinary markets opened, I made a way to the market place irrespective of the place and time. The simplicity and warm feelings of life could be found in a bowl of beef soup and a glass of makkoli in a market place. Such market places as Seomun market, Kwanmun market, Bungae market, Paldal market, Oesung fair, Hayang fair, Jagalchi market, etc. are still vivid in my memories.
   In 1987, while preparing for my first private exhibition, I again looked for subject matters in the Catholic churches to express peaceful fields and sky. During the exhibition I met a Buddhist priest, who talked about the meaning of the sky transcending time and space.
   In 1993, I had my second exhibition. I painted a symbolic dang tree standing at the entrance of a village and lotus flowers blooming beautifully from mud in order to express the recurring eternity of life.
   In 1997, I had my third private exhibition. As Spreading Two Arms toward Sky, the subject of the exhibition, implies, I painted skies, lotuses purifying themselves quietly, and poplar trees. 
   Why is it that I find a new meaning in meaninglessly passing incidents?
   In 1998 through 2002, I painted poles signifying prayer for a good harvest in order to express the theme of waiting.
  In recent years, I expressed wooden fish as my subject matters. 

 

 이 사람은 상당한 기간동안 주거밀집지대를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어 왔다. 빈민가와 같은 좁은 골목길,이골목길에서 넣어둔 소도구, 아니면 부산하게 움직이는 노점주변의 정경이다. 그것들은 서민들의 엄숙한 생활이 숨쉬고 있는 현장이다. 이런 대상 속에 그는 어떤 사회적인 의식을 담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으며, 다만 우리 주변의 현실적인 삶의 현장에 관심을 쓰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는 어떤 사회적인 의식을 앞세우는 일이라기 보다는 그것들을 그의 전인격 속에 포용하는 일이다.

 따라서 문순만은 직관적인 관조 속에서 오늘날의 상황을  제시하려는 리얼리즘 회화이다.

  근래의 작품에 있어서는 저 복잡한 밀집지대의 골목에서 하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휴식과 같은 공간을 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마저도 시원하게 트인 하늘이라기보다는 무엇인가가 충만된 압박감을 주는 공간이며 폭풍전야를 예고하는 극적인 풍경이다.

  이 심상치 않는, 정념의 비바람에 부풀어 있는 문순만의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하는 바이다.

1987. 11 정점식

 매연으로 가득찬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맑고 시원한 공기와 함께 흙 먼지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다. 그리 높지 않은 산들로 둘러싸인 한적한 시골마을, 완행버스라도 한 대 지나가면 먼지가 펄썩 일어날 것 같은 쭉 뻗은 미루나무 가로수 사이에 신작로, 세상 그림자를 모두 드리운 조용한 연못, 서정적이면서도 고향에 온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서양화가 문순만씨의 그림이다.

- 대구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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