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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단조롭고 몽환적인 산·양…사색의 세계 인도 영남일보 김수영기자 2016-11-15
아트코리아 | 조회 1,702
영천갤러리청애 문상직 초대전

16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열려


화가 문상직의 그림은 보는 이들을 침묵하도록 만든다. 멀리 보이는 산을 배경으로 흰 양떼가 한가로이 노닐거나 어딘가로 향해 가는 모습을 담아낸 그의 화면은 어찌 보면 무척 단조롭게 느껴진다. 산이라고는 하지만 나무 하나 보이지 않고 우뚝 솟아오른 산의 형상만 드러나있다. 양들이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들판 역시 그저 검거나 푸른 색채만 띨 뿐이다. 양의 형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얀 솜덩어리처럼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더욱 시선을 끈다. 단조로운 화면에 산과 양만이 자리한 그의 그림은 보이는 세계 너머의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여기에는 문상직 작품만의 독특한 색감도 작용을 한다. 검은색, 붉은색, 초록색, 파란색 등을 주된 색상으로 쓰지만, 그의 그림은 화려하지 않다. 약간 검은빛이 도는 그만의 색상은 안개가 낀 듯 흐릿한데 이는 부드러움을 넘어서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꿈속을 거니는듯, 나아가 무릉도원의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 같은 사물에 대한 표현의 단조로움과 몽환적 색채는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데 이를 바라보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고요한 침묵이 자연스럽게 감상자들의 말까지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입은 다물고 있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눈과 머리에는 세찬 소용돌이를 몰고 온다. 눈을 통해 보여지는 아주 단순한 구조는 감상자들의 머릿속을 휘감아돌며 사색에 눈뜨게 한다. 어떤 이는 이런 문상직의 그림에 대해 “동양화의 여백처럼 감상자들을 진지한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고 했다.

‘양 작가’로 널리 알려진 문상직의 양 그림은 단순한 동물의 그림은 아니다. 그는 양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진엽 미술평론가는 “모여있는 양떼는 사람과 사람,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간의 관계를 상징하며, 그 화면의 배경이 되는 들판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상직의 양 그림이 영천 나들이를 한다. 영천에 자리한 갤러리청애가 확장이전 기념전으로 문상직 초대전을 16일부터 12월31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 문 작가는 최근작 중심으로 보여준다.문 작가는 계명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30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미술세계작가상, 대구시초대작가상, 금오대상, 금복문화예술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팔공산예술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010-3035-0147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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