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5    업데이트: 18-04-11 15:50

노거수와사람들

대구경북의 명목을 찾아서
아트코리아 | 조회 766

 

 

명목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어떤 유래가 있어 이름난 나무이거나, 매우 훌륭한 나무'이나 이책에 소개된 나무는 굳이 이런 해석에 따르지 아니하고 접근 가능한 나무부터 선택했다. 따라서 더 크거나 아름다운 명목들도 누락된 경우가 있다.

노거수는 태풍 등 자연재해나 병해충의 피해를 이겨내고 살아남아 유전자원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의 민담이나 씨족사, 향토사, 인물까지 아우르는 문화자산으로도 중요하다. 이 글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들이 보고 느끼며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나믈대로 정리해 보고자 했다....

- 머리말 중

[목차(일부)]

<중구>
8 국채보상운동의 주창자 서상돈 님과 히말라야시다
12 대구의 몽마르트 청라언덕과 박태준 님의 담쟁이 덩굴
16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과 가이즈까향나무

<동구>
21 옻골 마을의 비보 숲
25 대구의 무릉도원 평광동과 광복소나무
29 초례산과 의병장 면와 황경림의 느티나무
34 조선 최초의 양관 대제학 서거정 선생과 측백나무 숲
38 봉촌 최상룡 선생과 봉무정 회화나무

<달성군>
42 한강 정구 선생과 도동서원 은행나무
47 유연의 추억이 깃든 가태리 소태나무
51 어사 박문수의 솔례마을 앞 느티나무
55 성주도씨 대구파의 본향 서재리 용호서원의 수문장 팽나무

<경주>
...
<구미>
...
<군위>
...
<김천>
...
<문경>
...
<봉화>
...
...

700자 읽기]대구경북의 명목을 찾아서       

           
이정웅 글·사진/㈜아이컴 펴냄

대구 달성공원에 이토 히로부미가 심은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것도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심은 나무와 나란히 말이다. 대구 향토사 연구에 매달려 온 '달구벌 얼찾는 모임' 이정웅 대표(전 대구시 녹지과장)가 신간 '대구경북의 명목(名木)을 찾아서'를 펴냈다. 저자는 "명목 또는 노거수는 단지 더 크거나 아름답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 지역의 민담이나 씨족사, 향토사, 인물까지 아우르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지역의 소중한 문화·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에도 알려지지 않은 면이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자는 서적과 인물 인터뷰, 현장 방문 등 다양한 고증을 통해 명목들이 간직한 사연을 찾아나선다. 이토 히로부미가 심었다는 가이즈카 향나무가 대표적이다. 달성공원 입구에서 들어가면 만나는 이 나무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게 사살되던 해 심은 나무라고 한다.

책은 이 외에도 국채보상운동의 주창자 서상돈이 심은 대구교구청 앞 히말라야시더 나무, '동무 생각'의 작곡가 박태준의 사연을 담은 동산병원 담쟁이덩굴, 어사 박문수가 도둑을 심문했다는 일화를 담은 달성군 현풍면 솔례마을 앞 느티나무 등 대구시와 경주, 구미, 군위, 김천 등에 산재한 총 25종, 52그루의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다. 239쪽, 1만5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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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숨은 ‘문화코드’를 관광자원으로 … [중앙일보]

이정웅씨 ‘대구·경북의 명목을 찾아서’ 책 펴내


자신이 쓴 책을 든 이정웅씨가 24일 대구시 남산3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 ‘서상돈 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나무는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 선생이 1910년 대구대교구 설립용 부지를 기증한 뒤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나무에 ‘문화코드’가 숨어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관광자원이 될 수 있지요.”

‘달구벌 얼 찾기 모임’ 대표인 이정웅(64)씨의 말이다. 24일 대구시 남산3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 그를 만났다. 본관 계단 앞에는 지름 60㎝가 넘는 히말라야시더 두 그루가 뻗어 있다. 왼쪽 나무 아래에는 ‘徐相燉 手植’(서상돈 수식)이라는 표석이 서 있다. 대한제국 시절 일본의 경제 침탈에 맞서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했던 독립지사다. 그는 1910년 대구대교구청 설립 때 자신의 종묘원이던 이 일대 땅 3만3000여㎡(1만여 평)를 기증했다. 이를 기념해 심은 나무가 바로 ‘서상돈 나무’라는 것이다. 그가 이런 사연이 담긴 나무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대구·경북의 명목(名木)을 찾아서』(아이컴·239쪽)다.

이 책에는 이씨가 선정한 ‘명목’ 52그루(25종)에 얽힌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맨 처음 등장하는 것이 서상돈 나무다. 선생의 나무는 이곳 정문 쪽에 있었으나 대교구청이 60년대 공사하면서 다른 나무를 심었다는 주장도 있다.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의 은행나무, 문경시 산북면의 장수 황씨 종택 탱자나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천연기념물·경북도기념물 등 문화재 외에 평범한 나무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구 동구 평광동의 일명 ‘광복 소나무’다. 단양 우씨 집성촌인 이 마을의 한가운데 서 있다. 광복 당시 마을 청년 다섯 명이 심었다고 한다. ‘단기 4278년 8월 15일 해방기념’ 이라 쓴 표석이 있다. 이씨는 “젊은이들이 광복 기념으로 식수를 한 것 자체가 감동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2년 전부터 출간을 준비했다. “나무에는 특정 가문, 조선시대와 근대의 역사가 스며 있습니다. 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책을 펴내기로 마음먹은 동기다. 매주 토·일요일 카메라를 메고 현장을 누볐다. 그에겐 지역의 ‘얼’을 찾는 작업이기도 했다. 나무가 있는 사당이나 재실의 문이 잠겨 헛걸음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이씨는 이미 2003년 이와 비슷한 작업을 했다. 대구시 녹지과장으로 있을 때 한 ‘역사 속의 인물과 나무’ 찾기다. 대구 계산성당 감나무는 30년대 천재화가 이인성이 이를 그렸다고 해서 ‘이인성 나무’로 명명했다. 제일교회 안 이팝나무 옆길은 당시 계성학교에 다니던 음악가 현제명의 통학로였다. 이는 ‘현제명 나무’로 명명됐다. 이 나무들은 대구 골목투어 때 반드시 거치는 코스가 됐다.

“나무는 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사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수 있지요.”

이씨는 “오래됐거나 수형이 멋있거나 사연이 있는 나무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자체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관광산업에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69년 대구시 공무원으로 출발해 녹지계장·녹지과장을 지냈다. 나무 1000만 그루 심기와 담쟁이 심기 등 대구의 녹화사업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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