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    업데이트: 18-06-20 17:51

언론

대구에도 龍지명이 15개 전설 각양각색에 재미도
아트코리아 | 조회 649
이정웅 달구벌 얼 찾는 모임 대표의 도움을 얻어 ‘내고장 전통 가꾸기’(달성군) 등에 소개된 대구 지역의 용과 관련된 전설 몇가지를 모아봤다.

◆ 와룡산(臥龍山)

하늘나라에서 미움을 받은 용이 장군의 칼에 맞아 떨어져 누워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와룡산이라고 불렀다. 용이 승천하려고 하는데 지나가던 아녀자가 ‘산이 움직인다’라고 방정맞은 소리를 하자 승천하지 못하고 떨어져 누워 와룡산이라 한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 용골(龍谷)

대구시 동구 상매동 뒤 능천산에 인접한 곳에 높이 80m, 길이 200m정도의 수직절벽과 계곡이 있다.

용의 모양을 하고 있어 용골이라고 부른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지원군 대장으로 온 이여송이 산세가 수려해 큰 인재가 날 것이 두려워 정기를 끊기 위해 혈(血)을 잘랐더니 3일간 붉은 피가 흘렀으며, 짐승들도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후 언젠가 절개된 산 일부가 상매동 능선과 합쳐져서 평탄한 분지가 됐다. 

◆ 육룡소(六龍沼)

달성군 가창면 주리 158번지 부근 개울가에 큰 바위가 비스듬하게 서 있다. 이 바위 밑을 육룡소라고 부른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아득한 옛날 이 좁은 개울가에 큰 바위가 가로놓여 있었으며, 그 밑에는 깊은 소(沼)가 있었다. 비가 많이 오면 이 바위로 인해 물이 범람해 농작물에 피해를 줬다. 그런데 어느날 먹구름이 모여들고 천둥소리가 요란하고 번개가 치더니 이 소에 머물던 용이 승천하기 시작했다. 한마리씩 차례로 승천하던 중 여섯번째 용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꼬리가 스쳐 개울을 가로막고 있던 바위를 치자 소가 헐렸다. 그 후로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농사에는 피해가 없었다. 지금은 소의 흔적이 없으나 큰 바위가 비스듬히 서 있는 이곳을 육룡소라고 부른다.

◆ 용재산(龍在山)

달성군 하빈면 무릉리에는 용이 승천할 때 꼬리를 끈 흔적이 있어 이름 붙여진 용재산이 있다. 계곡의 깊은 소에는 본래 옥황상제의 시종무관이었던 용이 살고 있었다. 그는 인물이 준수하고 성품이 호방해 옥황상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하루는 옥황상제가 잔치를 벌였다. 춤과 노래로 잔치가 무르익어 갈 무렵 옥황상제는 좌중을 향해 ‘여러분 내가 평소 자랑하고 싶던 것이 있으니 모두 봐 주시오’라고 했다. 모두들 궁금해 하며 빨리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러자 옥황상제는 시종을 불러 칼춤을 추게 했다. 시종의 현란한 칼춤 솜씨에 모두가 넋을 잃었다. 그때 함께 구경하던 한 천사가 시종의 춤솜씨와 준수한 용모에 반하고 말았다. 잔치가 끝나자 시종과 선녀는 몰래 먼 별나라로 도망갔다. 화가 난 옥황상제는 둘을 잡아서 용재산에 귀양을 보냈다.

용으로 변한 시종에게 이르기를 ‘인간을 위해 열 가지 착한 일을 하면 귀양을 풀고 선녀와 혼인을 허락해 주겠다’고 했다. 시종은 용소에 머물면서 아홉가지 좋은 일을 하고 이제 한가지 좋은 일에 대한 기회만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해 큰 가뭄으로 마을 주민들이 용소에 가서 기우제를 지내게 됐다. 이때 용은 자신의 신통력을 발휘해 비를 내렸다. 그때 용도 함께 비를 타고 꼬리를 끌며 승천했는데 꼬리를 끈 흔적이 아직도 남았다고 전해진다.

◆ 용소(龍沼)와 용비늘 무덤

달성군 유가면 용리에서 동쪽으로 1㎞ 떨어진 비슬산 기슭에 있다. 아주 오랜 옛날 가뭄이 심해 농사짓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이 치고 비가 왔다. 이때 땅 속에 있던 용이 승천하면서 땅이 갈라졌는데 이곳을 용소라 하고 그때 떨어진 용의 비늘을 묻어 준 곳을 용비늘무덤이라고 한다.

용소는 명주실 두 꾸러미가 들어가도 더 들어갈 정도로 깊이를 알 수 없다고 한다. 그후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는데 제사를 지내고 나서 여자들이 산에 올라가서 돌을 굴려 이곳에 던져 넣고 속옷을 뒤집어쓰고 춤을 추면 비가 온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전날 던진 돌이 이튿날 다시 오면 물밖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이 골짜기를 용바위골이라 하며, 마을 이름도 용리라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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