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3    업데이트: 24-03-07 09:52

CRITIC

1호 화폭에 웅장한 자연이 ‘쏘옥~’ 2014-12-14 대구신문
아트코리아 | 조회 668

석경 이원동 화백 전시 20~30일 예움갤러리

 

가로 15㎝, 세로 15㎝의 1호 초소형 화폭에 산과 들과 물이 어우러져 있다. 문인화가 석경(石鏡 ) 이원동 화백이 한지로 만든 캔버스에 돌가루로 입체감 있게 그린 석화(石畵)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자연이에요. 한지 원료를 구입해서 한지처럼 직접 뜨서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다 색깔 있는 돌을 빻은 재료를 물감처럼 얹어 산과 들을 두께감 있게 그렸어요. 이번 작품은 재료도 자연에서 얻었고 그림 속 풍경도 자연이죠. 한마디로 뼛속까지 ‘자연’인 작품들이지요.”

 

석경 이원동 화백의 전시가 20일부터 30일까지 예움갤러리(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6월 수성아트피아 전시 이후 6개월 만의 만남이다.

 

석경은 문인화가로 전통적인 방식과 화법을 중시하면서도 자신 만의 주관적인 관찰을 통해 전통회화 지평을 넓혀왔다. 때로는 서양화법을 가미한 독자적 필법을 선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돌가루와 한지재료 등을 활용한 입체적 화법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축적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소형 1호 164점을 집중 소개한다. 여기에 5호 3점, 15호 2점 등이 구색을 맞추는데, 모두 신작들이다. “1호짜리에 집중한 것은 예움이라는 작은 갤러리를 고려한 선택이었어요. 하지만 164점이 하나의 작품처럼 보일 수 있도록 구성해 웅장한 자연의 느낌은 그대로 살려냅니다.”

 

석경의 전시 소식은 화단의 기대감을 부추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전시 때마다 전혀 다른 경향의 작품들을 소개해온 전력(前歷)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어요. 그저 성실하게 작업하면서 진화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이 잉태되지요”라고 말하는 그의 이번 작품들은 뜻밖에도 이전에 선보였던 석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깊이감. 풍경을 단순화 해 내밀함에 밀도를 더하고 있다.

 

“산과 물, 땅, 꽃, 집이 어우러진 석화 작품은 예전에도 그렸어요. 이번에는 산과 들 물로 풍경을 간소화해 깊이감을 더했죠. 그 배경에는 관객을 위한 배려가 숨어 있어요. 풍경을 간소화해 관객들에게 상상력을 동원할 틈을 주고 여운을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1년에 한 차례씩 전시회를 열며 왕성한 창작열을 불살라온 그이지만 이번 전시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제작한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오직 그림만 그렸다고 할 만큼 엄청난 작업량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한지로 캔버스를 직접 제작하고 돌을 빻아 재료를 만드는 등 작품에 쏟은 정성과 노동력도 만만찮아 보인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용맹정진(勇猛精進)”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한다. 그는 주위의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앞만 보며 도를 닦는 스님의 경지와 사유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자신의 작업을 오버랩(overlap)했다.

 

깊은 미적 사유, 풍요로운 작업 경향, 혀를 내두르는 작업량 등으로 세인(世人)들은 그를 ‘문인화단의 작은 거인’으로 추켜세운다.

 

이에 대해 석경은 “작가는 작업실에서 진화한다”며 “작품은 농사와도 같다. 단기적으로 굴곡을 겪을 수 있지만 그것까지 받아들이고 순응하며 꾸준하게 작업을 하다보면 장기적으로 반드시 풍성한 결실을 안겨 준다”며 수줍게 응수했다. 053)471-0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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