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3    업데이트: 24-03-07 09:52

CRITIC

매화야, 너는 아느냐 휘어질지언정 꺾이지 않는 절개를… 대구일보 2014-06-11
아트코리아 | 조회 1,119

대구일보 2014-06-11

 

문인화가 이원동 ‘대나무 그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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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 대나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그려진 탓일까. 계속 보고 있자니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또다른 그림. 대나무 숲 안. 매화가지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새빨간 매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운 가지의 느낌이 살아 있어 생동감이 느껴진다.
문인화가 석경 이원동의 작품이다. 작가의 전시회가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주제는 ‘묵향으로 일궈낸 대나무 그림전’이다.
작가는 전통 화법을 중시하면서 자신만의 주관적인 관찰을 통해 전통 회화의 창작 기법을 넓혀온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현대적인 미적 감수성에 부응하는 새로운 표현기법으로 절개와 지조의 상징인 대나무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대나무의 절개는 엄동설한에야 안다’는 말처럼 난세에 군자의 기상과 비유되는 대나무는 한겨울 모진 설한풍에 휘어질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아 예부터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상징했다. 작가는 이 같은 대나무의 꿋꿋한 선비정신을 담백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이 묻어나는 문인화로 재탄생시켰다.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은 “중국 북송 때 문인화가인 문동은 제자들에게 묵죽화법을 가르치면서 대나무를 그리려면 먼저 가슴 속에 대나무를 심어 키워 놓은 뒤 붓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리고자 하는 것이 보이면 급히 붓을 세워 곧바로 기운생동하게 그려야 한다고 했다. 작가의 대나무 그림이 문동의 묵죽화법을 전승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묵죽화는 북송 때의 기운생동한 그림처럼 그리 강하지도 않고 드러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대신 여백의 공간과 어우러져 담백함과 관조된 선의 미학을 선사한다. 하지만 소박하게 보이는 외면과 달리 내면에는 수려한 고유의 미를 함축하고 있다. 작가의 기운생동한 필력과 균형 잡힌 수묵의 농담은 화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풀어놓은 듯 대숲 위에 그려 넣은 홍매화는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작가는 동국대 미술과를 졸업했으며 1990년대 말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받았고 그동안 100여차례 기획ㆍ초대전을 열었다. 15일까지. 문의: 053-668-1566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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