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어느 오후에 ~
노란 개나리 그늘이 아름답더니
그새 빗방울과 함께 떨어져 회색빛 포도를 노랗게 물들였습니다.
목련은 잠시를 버티지 못하고
바람에 비에 시들어 허무를 더하고
사쿠라 그 탐스런 하얀 감동도 봄비엔 어쩔수 없이 노란 포도위에 하얗게 쌓였습니다.
오늘도 난 하얀 캔버스 앞에 마주앉아
세월을 이야기 하고
그 이야기를 가슴으로 그리려 합니다.
저 봄비가 그러하고 피자 떨어지는 꽃들이 그러하듯이
금새 잊혀지는 그림이 아니라
내 가슴의 영원을 그리려 합니다.
비오는 4월 어느날에 ~ 작업실에서 ~ 이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