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    업데이트: 12-11-29 21:40

수석 갤러리

하내리의 산
이구락 | 조회 907

 

기교적인 사물은 첫눈에 반하지만 쉬 싫증이 날 때가 많다. 
그러나 덤덤하고 평범한 것들은 첫눈에는 들지 않지만 오래 보거나 만지다 보면 정이 들 때가 많다.
그리고 정이 들면 아주 오래 가까이 두고  즐길 수 있다.

이 점촌돌은 최근에 가은 하내리에서 탐석된 것이다. 
산이라 보기도 어렵고 언덕이라 보기도 애매한, 그러나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풍경이다.
보다시피 물을 치면 유리알 같이 매끄럽다. 전형적인 점촌돌의 피질에다 수마도 좋아,
물 치는 재미를 즐기다 며칠 전부터 장난삼아 고원 끝에 탑 한 채 세우고 나니,
비슬산 대견사지의 탑이 자꾸 연상된다. 
근접 촬영된 사진에서는 탑이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파에 앉아서 바라보면, 
탑은 멀리 아스라한 원경을 드러내어 나도 모르게 실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다.
평소에는 이런 연출을 아주 싫어하지만, 이번에는 이 장난이 오래 갈 것 같다. 

이 어찌 애석삼매경이 아니랴.  



 

하내리의 산  / 30 * 20 * 10

가은 하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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