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돌 이구락 비에 젖어 꽃피는 돌밭 주름 깊은, 청록빛 돌 하나 힘 있는 근육 슬며시 풀며 자욱한 물안개로 푸른 산자락 지운다 눈감으면 돌의 숨결 너머 나직이 물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바람과 우레, 그 위에 설핏 둥지를 튼다 비 그치고, 눈부신 햇살 다시 내려와 앉자 돌은 돌아누워 서서히 잠들며 꿈꾸기 시작한다 하늘이 그의 잠을 다시 깨울 때까지 깊은 주름 속에 고이는 부질없는 꿈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야위어가며 - <詩, 돌하고 놀자!> 2003년 11월 돌과 그림과 육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