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    업데이트: 15-01-06 06:42

와선

개망초 꽃
이구락 | 조회 980
개망초 꽃

이구락

가을 강변 마른 갈대의 흔들림으로
내 앞에 마주 앉은 너

사랑한다는 말은 건너가지 못하고
다탁(茶卓)위 개망초꽃에 숨는다

네 눈웃음도 건너오지 못하고
개망초꽃에 부딪쳐 너에게로 되돌아간다

정답고 정다워도 우리 사이엔 개망초
개망초 개망초 약 오른 개망초만 하얗고
망설이며 부딪치며 뒤엉키며
그러나 언제나 견고한 너의 순결

밤하늘 쳐다보면
오늘도 별은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아 기교만 느는 우리의 사랑아

한 시대의 가장 아픈 곳 외면하며
고개 숙이고 돌아서도
눈앞을 가로막는 개망초꽃
사랑한다는 말만 하얗게 발아래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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