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의 노래
이 구 락
팔공산 순환도로 아스팔트 위
눈길에 미끄러진
타이어에 깔려 죽은 고슴도치
미처 세워보지도 못한, 부드러운, 말라붙은
털 한 줌
짓밟힐수록 더욱 단단히 아스팔트에
껌자국처럼 붙어서
아직도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눈 부릅뜨고 있다
팔공파크호텔 뒤
노송 아래
나쁜 짓 하다 들킨 어린애처럼
잔설이 낭패한 표정으로
숨어 엿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