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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글

붓끝으로 수놓다, 전통자수처럼 _ 영남일보_ 김수영 기자 2012-05-09
아트코리아 | 조회 2,083


즐거운 날

 

이혜인 작가의 그림은 처음 보면 전통자수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것도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한창 수를 놓고 있는 작품처럼 보인다. 고운 비단 위에 색실을 곱게 수놓아 만든 듯한 화려한 꽃이 눈길을 끌지만, 곳곳에 스티치기법으로 한땀 한땀 수놓아 본격적인 수를 놓기 전의 그림 형태를 잡아놓은 것 같은 그림도 정감을 준다. 그래서 이혜인의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친근감을 주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미술학 박사)는 “이혜인의 작품은 전통자수 문양이 갖고 있는 벽사수복(邪壽福)의 의미를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내면서도 이를 현대적 미감에 따라 다듬고 변형시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작가의 작품에 투영된 자수 문양은 민예적 조형성과 풍부한 상징성으로 전통적인 미의식을 재발견했다는 점에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작가에게 있어 전통자수 문양은 벽사수복의 의미도 있지만, 옛것을 되새겨봄으로써 어릴적 아련한 추억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되살려낸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소재다. 작가는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의 매개체로 전통자수 문양을 활용해 자신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화면에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아름다운 삶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8일 이상숙갤러리에서 개막됐다. 13일까지. 이번 전시는 6번째 개인전으로, ‘즐거운 날’이란 주제로 꾸며진다. 전통자수 문양을 통해 자신만의 창조적인 욕구를 표출하고, 붓을 바늘 삼아 즐거운 날의 기억을 되살려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053)422-8999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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