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뿌우연 안개비가 퍼렇게 언 심장에
잠자는 영혼을 깨우는 불을 지필
가을 볕살을 부르고 마음 즐거이 바라볼것
세월을 조각하는 하루가 더러는 있는데도
창틀을 넘어선다.
햇살 고운 뜨락에 피는 청순이 지금도 그 가슴엔
헝크러져 푸석한 마음을 스산한 바람불고
애서 빗질해도 베어내도 무성하게
은혜의 풍요속에 일렁이는 허무 돋아나는 절망
동굴처럼 무서운 공허가 끝내는 사랑해야 할
마른 수수잎처럼 서적거려
자꾸만 슬픔을 건네준다. 삶-교차로-죽음
미치도록 유혹당하고 싶은 먼날이 담겨진
죽음보다 긴 골목을 서성이다
이 땅의 생이 고개를 들면
미련의 퍼센트를 높이는 건 연인들의 장소를
무심히 흘러가는 터트리는
뜻모를 세월속에 가을빛
슬프게 슬프게
비어가는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