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4    업데이트: 12-12-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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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적 환원주의-김태곤
아트코리아 | 조회 744

예술에 있어서의 고유가치라면 그 형식이나 외형의 표현성에 앞서 인간 정신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내용주의나 형식주의라는 시각을 떠나서 예술 본연의 역할과 그 가치를 염두에 둘 때 무엇보다 앞서 고려되어야 할 상식적인 요소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추상미술의 제2의 물결인 기하학적 추상이 앵포르멜의 표현주의적, 더 나아가 다양화된 표현주의적 추상에 대한 조형화 된 세계로의 환원과 확산의 조형언어를 분명하게 보여주려 했던 시기라 볼 수 있다. 서양화가 권정호는 이러한 1970년대 말부터 모더니즘적 회화양식을 추구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82년 뉴욕의 프렛 인스티튜트에서 수학기를 기점으로 보다 현실 참여적이며, 모더니즘적 경향의 자기색채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기계문명과 도회적 감각을 중시하며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현실참여의식을 통해 사회 고발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들 속에서 한국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읽을 수가 있다. 30년여간 다양한 실험적 작품활동을 통해 표현양식의 변화와 다채로운 메시지를 담아온 그가 지난 30년여간의 작품생활을 되돌아보는 대규모 작품전을 마련한다.

 

국내ㆍ외 주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주요작품들에서부터 현재 제작되어지고 있는 영상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적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모아 마련하는 이번 작품전은 전시 타이틀이 말해 주듯이'모더니즘적 환원주의(A Modernism of Reductionism by Kwon Jung-Ho)'적 시각에서 그의 작품들을 이해 할 수 있는 뜻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한 작가의 시각에서 비추어진 창조적인 상상력과 예술의 본질적인 개성적 창작활동은 진정 모더니즘이 추구해왔던 정신과 더불어 미래 지향적인 세계를 펼쳐 나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권정호는 미술운동과 문화정치활동을 통해 대구미술협회(1996-1999)와 대구예술협회(2002-2006)의 수장(首將)으로 다양한 업적을 남겼으며 지역문화를 변화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었다. 그의 이러한 사회적 활동과 문화의 오피니언리드로서의 위치가 작가로서 활동에 오히려 제약(制弱)을 가져다 주는 결과를 간혹 낳기도 했다. 이제 그는 교육자이며 작가로서 펼쳐 나갈 작품세계를 다시 한번 다져보는 이번 작품전은 진정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아진다. ■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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