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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술은 끊임 없다 [출처] [스크랩-대구일보] 나의 예술은 끊임 없다 _ 권정호 전, 30일까지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 |작성자 소헌
권정호 | 조회 728
나의 예술은 끊임 없다
 
권정호 전, 30일까지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                                       기사 입력시간 : 2010-11-08 21:58

오는 11일부터 갤러리소헌과 소헌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서양화가 권정호 화백은
 “예술은 끊임 없는 샘과 같다”며 “지난 세월 항상 그 말을 되뇌며 작업해왔다”고 했다. 
 
 
“예술은 끊임 없는 샘과 같다. 피카소의 말이다. 지난 세월 항상 그 말을 생각해왔다.”

오는 11일부터 30일까지 대구 갤러리소헌과 소헌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서양화가 권정호(66ㆍ대구대 명예교수). 작품활동을 시작한지 40년이 다 돼 가는 그는 예술을 하는 자세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의 창작활동은 쉼 없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다.

학창시절 그는 대구를 대표하는 서화가인 죽농 서동균 선생을 찾았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었다.
죽농 선생은 ‘永(영)’이란 글자 하나를 놓고 점 찍는 것만 가르쳤다.
그 ‘점’은 30여년 동안 그의 그림의 바탕이 됐다.
점은 모든 그림의 기본이었다. 그림을 그리려다보니 점은 획이 됐다.
토막 같은 짧은 선이 화폭에 들어왔다. 이것을 DNA구조처럼 배치했다.
‘선’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런 형식적 실험을 바탕으로, 화면에 다양한 형상을 배치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소재는 해골.
해골은 작가의 개인사와 관련이 깊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병원에서 자주 봐왔던 고통에 찬 인간의 모습, 의대생이던 형의 방에서
뒹굴던 해골은 어린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작가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건 형식적 실험만이 아니다.
세상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치는 ‘시대정신’이 있다.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등 우리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작가는 화폭에 담았다.

해골 시리즈도 그 연장선상이다.
1987년작 ‘해골87-1’에서 작가는 유난히 이빨을 강조했다.
군부가 주름잡던 5공화국, 자유가 억압된 억눌린 시대의 보편적 감성이었다.

“해골 연작은 분명 개인적으로 느꼈던 죽음의 공포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죽음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의 숙명이다.
따라서 해골은 죽음으로 이해하기보단 생명ㆍ인간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결국 작가가 그림에 담으려는 것은 이 시대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인 셈이다.

원창호 소헌갤러리 대표는 권정호를 두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작가라고 했다.
콜렉터들의 입맛에 맞게 작업하는 작가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가진 16차례의 개인전 또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였을 뿐이었다.

좋은 반응을 얻는 그림에 머물고 싶다는 유혹은 없었을까.
작가는 “같은 작업을 조금씩 바꿔 반복하는 것은 같은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감정이나 사상을 전달하는게 미술인데,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였다.
그의 그림이 지금도 진행형인 이유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대표작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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