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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한국인 정체성을 보여주고 오겠습니다" 05.09.02/매일신문 최세정기자
권정호 | 조회 644
“한국인 정체성 보여주고 오겠습니다”
서양화가 권정호씨 中 상하이 개인전- 
서양화가 권정호(61.대구대 조형예술대 교수.사진)씨가 중국 상하이미술가협회 초청으로 5일부터 15일까지 상하이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가인생 35년을 정리하는 작품전으로 197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모두 47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특히 5분 분량의 영상설치작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가는 대구지하철 참사를 소재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시를 앞둔 권씨는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것 같이 조심스럽다”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권씨와 상하이와의 인연은 수년전부터 이어졌다. 2002년 상하이 시정부가 주최한 ‘세계 화가가 보는 상하이’ 창작활동에 초청된 데 이어 2003 상하이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상하이와의 인연으로 전시를 열게 된 것.

작가인생 35년 정리하는 작품전

권씨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이라는 현실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 작품은 동양적인 사상적 배경을 갖고 있어 중국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의욕을 다졌다. 
그의 작품 기저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깔려 있다. 의사인 아버지와 형 덕분에 어릴 적부터 죽음을 목격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됐고, 이는 인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초기 그의 작품은 해골을 주요 소재로 삶아 인간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1990년대 들면서 분절된 선을 반복적으로 중첩시켜, 다양한 시대적 풍경을 오버랩시키는 다원주의적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현실과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남을 흉내내는 작품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것이 1986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선진 미술을 직접 체험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남 흉내내지 않으려고 노력”

그는 작품활동에 힘을 쏟는 것에 그치지 않고 1997년 대구미술협회 회장으로, 2002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예총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선배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미술계만 해도 많은 선배들이 있지만 앞장서서 예술인들의 환경 개선에 나선 분은 많이 않아요. 전체를 위해 실천적인 도움을 준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왔는데,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몫은 다 한 것 같습니다.”
권씨는 이미 다음 전시 준비도 끝난 상태다. 내년 상반기에 ‘아! 대구’를 주제로 대구지하철 사고 등 대구의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상하이 전시가 작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의 전시를 통해 역동적이고 세계적인 도시 상하이에 대구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고 오겠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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