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    업데이트: 18-05-11 10:21

Critics

인간의 정신을 개념화한 근원적 형태미의 표현_김승호 (철학박사)
아트코리아 | 조회 264

인간의 정신을 개념화한 근원적 형태미의 표현

김승호
철학박사



울산시 중구 문화의 거리. 2015년 봄에 현대미술의 보고이자, 참여의식의 현장으로 변신했다.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그리고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들이 중구 문화의 거리에 모였다. 도시공간이 현대미술에 빠져들었고, 문화의 거리는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로 물들었다. 이러한 행사가 미술과 지역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의문은 뒷전으로 미루자. 왜냐하면 시각적으로 매력이 충만한 작품들이 개념적으로 미학적으로 진지한 대화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서둘러 해명하자. 참여 작가 중 가장 연장자인 권정호 작가. 그는 빈 건물로 남겨진 병원의 공간들을 해골형상으로 채웠다. 권정호의 해골형상은 종이와 쇠로 제작된 것으로, 형태로는 인간의 해골을 연상시키지만, 결국 볼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집념이자, 현대미술은 결국 볼 수 없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가시화한다는 강령을 내포한다. 거리에서는 쇠로, 실내공간에서는 종이와 소금과 빛으로 인간의 해골이 미술작품의 다양성을 담보했다.
 
도로에 세워진 대형 조각 작품을 지나서 실내공간에 들어서면 건축적인 구조를 독해한 설치작품들에서 작가의 의지가 더더욱 투명해진다. 형광등 빛이 발산되어 공간의 건축적인 구조마저 모호하게 해석된 설치작품은 관객에게 지식을 넘어서 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볼 수 없는 것은 사유의 세계이자 사유의 세계가 작가의 주관심사, 이것이 작가 권정호를 젊음과 열정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건축물이 과거에는 방사선외과로 기능을 수행하였다면, 지금은 권정호의 볼 수 없는 해골의 세계에 김우진, 김응용, 이창원, 조혜진이 동석하여 밝고 어둡고, 차갑고 은은하고, 냉정하고 부드러움이 공존한 전시공간으로 변신 했다.
 
흑백공간에서 빛을 발산하고,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벽에서 벽으로, 사각형의 입구에서 발산하는 빛들은 건축구조의 기본인 바닥과 천장 그리고 벽들의 경계마저 흐트러트려 미학적 인식이 첨가된다. 공간을 누비다보면 어느덧 해골형상이 죽음에서 깨어나 건축적 리얼리티와 미술적 리얼리티의 경계에 대한 의문으로 전환되고, 그러한 불편한 심리상태는 관객의 발걸음을 밖으로 내몬다. 숨을 내쉬는 순간, 바로 그 찰나적인 순간, 바로 여기서 경험할 수 있는 사유세계, 권정호의 작품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 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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