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공성환(54)의 개인전이 8~18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공성환은 사물의 내면을 읽어 이를 화폭에 담는 작업을 해왔다. ‘낮달’ ‘연기’ ‘들꽃’ 시리즈 등이 그 결실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물빛’ ‘바다와 나비’ ‘파문’ 등 ‘물’ 소재 신작 20여점을 포함해 40점을 내걸 예정이다.
‘물’ 시리즈는 사물 내면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렇지만 물이 주는 평면성과 화면구성의 간결성으로 인해 더욱 현대적 감성을 드러내고, 사실회화가 지닌 고유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신작 중 하나인 ‘바다와 나비’를 보자. 그리 높지 않은 상공에서 바닷물을 아래로 쳐다보는 듯 옥색의 바다물은 어미 파도가 되기 위해 힘을 키우는 젊은 파도의 몸부림과 함께 하얀 파도의 포말을 감상할 수 있다. 무서운 줄 모르고 커가는 젊은 파도를 유유히 따라가고 있는 나비 한마리. 나비여, 포말이 되어 찬란하게 부셔져 버릴 파도의 운명을 안타까워 함인가, 파도의 향연을 즐기는 것인가. 달콤한 꿀은 어디에도 없는 곳에 나비는 무엇을 찾아 날고 있는지. 작가는 이에대해 이렇게 말한다.
바다와 나비 |
“나비는 예술행위의 한 상징이자 은유입니다. 그리는 나 자신일 수도 있고 보는 관객일 수도 있습니다. 처연하고 급박하기까지 하죠. 그래서 응원하고 싶고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되는 역설적인 희망의 이야기입니다.”
‘물빛’ 작품 역시 평면성이 강조돼 있다. 일엽편주를 타고 노를 저어가듯 바다물결의 일렁임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바닷속에 떠 있는 정체불명의 물체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인간의 속내를 비꼬는 듯하다.
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