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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간의 힘 북성로 근대 건축물 공예 박물관으로 변신 / 대구문화 2015 3월 (352호)
아트코리아 | 조회 216

작은 공간의 힘

북성로 근대 건축물 공예 박물관으로 변신



먼 외국까지는 아니라도 서울만 가도 작은 개인 박물관이 곳곳에 문을 열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곳들은 국공립 박물관들과는 달리 소소한 주제로 개인의 이야기와 역사를 담은 공간들이다.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이런 작은 문화 공간들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근대 건축물의 역사성을 이은 문화 공간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중구 북성로에 이달 작은 박물관이 문을 연다. 공예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고금화(54, 사진) 씨가 북성로에 ‘고금화 뮤지움 아트 갤러리’를 이달 중순 개관한다. 이곳은 북성로 공구박물관 바로 옆 근대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한 곳이다. 고 씨는 이곳 건물을 매입한 후 지난해 중구청이 공모한 중구 근대 건축물 입면개선사업에 공모했고 이 박물관이 대상 사업지로 선정됐다. 중구 근대 건축물 입면개선사업은 북성로·서성로 일대의 1960년대 이전 근대 건축물을 대상으로 건물의 외관을 원형에 가깝게 개선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고 씨가 선택한 건물은 1950년대에 지어진 2층 목조 건물로 창고로 활용되던 곳이다. 고 씨는 전체적으로 건물의 골격을 유지한 채 작은 박물관에 어울리는 구조로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건축 구상과 공사 기간을 합해 1년 남짓 소요됐다. 30평 규모의 1층에는 카페와 아트샵이 들어서고 비슷한 규모의 2층은 박물관과 갤러리로 활용한다. 그의 소장품들은 주로 근대기 이후의 조각보를 비롯한 규방 공예 작품, 아기 돌복 등 섬유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거리에서 바라본 건물 이미지 (경북대학교 건축과 이정호 교수 제공)​


  고 씨는 “학창 시절부터 고미술과 골동품에 매혹됐었어요. 본격적으로 수집에 나선 지는 20년 남짓 됐구요. 역사적인 검증보다는 이 땅을 살아온 여인들의 손때 묻은 작품들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박물관이나 갤러리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지난 2011년 북성로에 삼덕상회가 들어설 때부터 이곳에 관심을 가졌고 작가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그곳에서 열리는 기획 전시에 참여한 것이 북성로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마련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거창한 욕심은 없습니다. 이런 곳도 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북성로 공구박물관, 믹스 카페 등이 인근에 있고 또 무엇보다 도로와 가까워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옛날 창고 자리라서 층고가 높은 것도 이 건물의 매력이구요. 제 공간이 더해지면서 이 거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수집가들의 수집품들을 발굴, 유치해서 기획전을 열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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