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    업데이트: 23-02-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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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터뷰 / 여성CEO] 박물관이야기 섬유공예가 고금화 대표 '지금, 열심히 해라!' - 찾아가는 경북여성 / 정부와 개발원의노력
아트코리아 | 조회 1,741

‘박물관이야기’ 고금화 대표
지금, 열심히 해라!
조각보의 한 땀을 춤추는 유희라 표현한 섬유공예가 고금화 대표. 
그녀의 작품에는 우리네 여인의 혼과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대구역 뒤편, 근대문화유산의 거리인 공구상가 골목길이 나옵니다. 10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구상가의 옛 건물을 따라 걷다가 상가 사이에 아담하게 꾸며진 ‘박물관이야기’를 만나게 되는데요. 카페이면서 갤러리인 ‘박물관이야기’는 이상하게 주변의 투박한 공구상가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어릴 때 그림 그리기랑 소꿉놀이를 정말 좋아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릴 때 소꿉놀이하는 것 같아요.” 고금화 대표는 소녀처럼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일에 대해 소개합니다.

섬유공예가로 ‘박물관이야기’ 대표이면서, 달서구 미술협회부회장, 대한민국 미술협회 이사, 대구섬유미술가 회원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는 그녀는 그 많은 직책과 일들이 소꿉놀이하듯 재미나고 즐겁다고 말합니다.

 

 


 

Q. 대표님에게 일은 무엇입니까

“일은 나 자신입니다. 특별히 무엇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기회가 오더라고요. 공예전공을 해서 대학 졸업 후에 ‘세노라미’라는 미술원을 운영했고, 결혼해서도 집을 예쁘게 꾸며서 동네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그리고 갤러리를 찾아다니며 미술전시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Q. 특별히 이곳 공구상가골목에 자리한 이유가 있나요

“ 그동안 모아놓은 고가구나 작품을 풀어내고 싶었죠. 장소를 찾던 중에 북성로가 눈에 들어왔고, 100년 된 거리 그대로 맘에 들었습니다. 지금 이곳은 10년간 비워있었던 곳인데, 쓰레기도 많았고 거의 허물어져가는 상가였죠. 이곳은 이 집 자체가 골동품이에요. 그래서 공간을 최대한 그대로 복원을 하면서 현대작품을 넣어서 근대와 현대를 조화롭게 만든겁니다.” 그래서 주변 공구상가와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룬 거군요.

 

Q. ‘박물관이야기는 어떤 공간입니까?

“1층은 카페와 아트샵으로 운영하고요, 원하는 사람에게 아트 상품을 팔기도 해요. 2층은 작은 갤러리입니다. 1달에 2번은 기획전, 초대전, 대관전을 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전시는 ‘쌍봉여사’ 사진전인데, 제 어머니에요. 어머니나 친지 분들은 물론 손님들이 정말 좋아해요. 사진을 보면서 추억에 젖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죠. 젊은 사람들은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하고요. 기획은 다양해요. 그동안 모아놓은 고가구를 전시하기도 하고, 조각보 전시 등 무궁무진해하죠. 

 

Q. 옛것이 좋은 이유가 뭔가요특히 조각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시죠

“36년 전 인사동에서 조각보를 봤는데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한 땀 한 땀 이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식구들이 다 잠든 깊은 밤에 홀로 천을 이어가는 심정이 느껴져요. 누군가 혼을 넣어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감동이죠. 보자기는 다른 나라도 많아요. 하지만 조각보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죠. 시침질은 춤추는 유희 같아요. 옛이야기와 꿈의 조화랄까...드로잉 하듯이 침선을 라인처럼 이어가면서 색을 넣으면 하나의 꿈이 완성이 됩니다.”

 

Q. 언제 행복하세요

“지금 이렇게 인터뷰할 때요? 내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까, 어느덧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내 작품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 행복해요. 열심히 사는 것, 이런 게 바로 성공이 아닐까요?”

 

Q. 자신의 일을 찾고 있는 여성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겠어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결혼 후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일을 찾기가 더 어렵죠. 그럴 땐 취미를 가져보세요. 취미를 통해서 재밌게 하다보면 성취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와요. 그 기회가 일로 연결이 되는 거죠. 너무 높은 목표와 욕심은 오히려 꿈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현재가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건 다 하세요. 이유 달지 말고, 지금! 열심히 하세요.”

 

지금까지는 내 일이 중요했는데, 앞으로는 나눔을 하고 싶다는 고금화 대표. 인생의 전반기는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인생의 하반기는 베푸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 전통의 미를 살린 의상을 만들어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그녀는 오늘도 한 땀 한 땀 혼을 담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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