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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노트

전통 조각보의 매력, 세계에 발산 -2014년 9월3일 수요일 - 대구신문
아트코리아 | 조회 1,448

<이사람>섬유공예가 고금화

천연소재로 염색한 조각보 위 민화 그린 골무 붙여
전통과 현대의 美 조화…독특한 보자기 예술 탄생
세계우표전시회·국제보자기포럼 초청…작품 전시

 

 

 

섬유공예가 고금화(53)씨의 조각보를 보고 있자면 마치 조선시대의 민화 앞에 서 있는 듯 만만하고 편안하다. 민화는 한 민족의 삶과 신앙, 멋을 담고 있는 가장 서민적인 그림이었다. 조각보 또한 천이 귀하던 시절 옷이나 이불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모아 붙여 만든 서민들의 잡화가 아이던가. 둘이 상통(相通)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녀의 조각보를 편안한 범주로 분류하기에는 그녀만의 독특함이 물씬하다. 그녀의 조각보에는 찌질하지만 결코 찌질하지 않은 소시민들의 숭고한 삶이 온전히 이입되고 있는 것.

고금화 조각보의 시작은 모시나 비단 등의 천연 소재로 시작된다. 천연소재가 주는 눈을 통해 마음으로 전달되는 편안함은 소재도 한몫한다. 여기에 조각 천을 바느질로 이어 붙여 하나의 색으로 염색을 하거나, 처음부터 한 색으로 염색한 천을 조각내 다시 ‘꾹떡꾹떡’ 바느질로 이어붙여 편안함과 투박함을 더한다. 여기까지는 전통 방식 그대로를 따른다.

그녀만의 아우라는 다음 공정에서 좌우한다. 염색한 조각보 위에 골무나 전통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악세사리 등의 꼴라주를 붙이거나 민화를 자유롭게 그려 넣는 방식을 취하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형식의 보자기 예술을 탄생시키고 있다.

그렇게 세상밖으로 나온 그녀의 작품들은 전통의 맛을 온전하게 보전하면서도 바쁘고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일순간 부드럽게 순화시키는 은은한 매력을 발산한다.

예술이 예술로서 빛을 발하는 지점은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어질 때이다. 이는 예술이 갖는 숙명이다. 그녀에게 최고 숙명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녀는 지난해 파리 그랑팔레미술관에서 열린 ‘2013 살롱 앙데팡당’ 전을 꼽는다.

이 전시에서 그녀는 전시에 참가했던 한국작가들 중 대작으로는 유일하게 현지에서 작품을 판매한 작가로 이름을 올린 것. 올해 역시 ‘2014 살롱 앙데팡당’전이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그랑팔레 살롱데생전에서도 초대의사를 밝혀왔다.

사실 그녀는 대구에서는 무명에 가깝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불려다니는 꽤 유명인사다. 한국미술협회회원, 대한민국미술협회 이사, 한국미술협회 현대민화 활성위원회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국제교류회원전, 한독교류회원전, 한국국제교류협회뉴욕초대전, 독일 마브르크 미술협회초대전, 파리 그랑팔레 살롱데생전 등에 초대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전시에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 공예과를 전공하고 도자공예와 목칠공예 등을 먼저 시작한 그녀의 조각보와의 첫 인연은 조각보 수집부터 시작됐다. “수집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 제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는데 그게 벌써 7년 전”이라는 그녀의 첫 전시는 방짜유기박물관 갤러리 초대전이었다.

“방짜유기박물관 갤러리가 생기고 최고의 관람객이 다녀간 전시로 큰 관심을 모아 스스로 깜짝 놀란 전시였다. 이후 ‘이런 작품도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어 더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됐다.”

현재 그녀는 봉산문화회관 맞은편에서 아트 갤러리 ‘뜨락’을 운영하고 있고, 북성로공구거리 내에 진행하고 있는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에 선정돼 내년에는 새롭게 리모델링한 2층짜리 적산가옥에서 박물관과 갤러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박물관 운영도 열심히 하고, 한국적 미에 현대 미를 조화시킨 작품으로 순수하고 편안한 작품도 계속해서 국내외에 소개할 계획이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굵직한 두 가지 형태의 특별한 전시에 초대된다. 첫 번째 초대는 서울코엑스에서 7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우표, 예술을 품다’의 ‘K아티스타(Kartistar) 100인 특별초대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0인 특별초대작가 300여점의 주옥같은 작품들에 그녀의 작품이 이름을 올린다.

그녀는 이번 우표전에 68개국 심사위원국 중 한 국가를 선택해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컨셉에 터키를 선택해 출품한다.

그녀가 초대된 또 다른 전시는 제주도에서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2014국제보자기포럼’이다. 이 전시에는 미국, 스위스, 유럽 등의 작가들과 함께 나란히 작품을 소개한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콜라주(collage)는 질(質)이 다른 여러 가지 헝겊, 비닐, 타일, 나뭇조각, 종이, 상표 등을 붙여 화면을 구성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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