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    업데이트: 19-11-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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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김유경 | 조회 868

작가노트

 

자연을 그리기 위한 작가들의 시도는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자연이란 심미안적 대상인 동시에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출하기 위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자연 중에서도 꽃이라는 소재를 택한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즐기고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대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꽃을 보면서 느끼는 보통사람들의 심미감, 시적인 발상, 시각적인 화려함 등 예술적인 소재로써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이 들었다. 항상 꽃이라는 형상에 접근하면서 순수하면서 심상적인 울림을 시각화하려고 노력 하였고, 자연 그대로의 재현보다 단순화와 변형, 자유로운 색상을 통해 심상적인 이미지를 조형화시키고자 애를 썼다.

이번 전시는 모란을 비롯한 다양한 꽃들을 소재로, 한국적인 동양화풍의 이미지와 기법을 토대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한국화의 민화(民畵)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정통파의 미술기법과는 동떨어지긴 하나, 서양의 팝아트 양식을 이미 지니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민화의 다양한 양식들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2008년 전후에 민화의 연화도(蓮花圖)에서 영감을 받아 연꽃을 소재로 작품제작을 하였다. 연꽃은 청빈, 고고함, 윤회와 환생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시 본인은 <염원念願>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이 갈망하고 희망하는 개인들의 소망과 꿈에 대한 이미지 표현연구를 한국적인 소재에서 찾아보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 중에 꽃이라 불리는 모란을 주소재로 채택하였다. 동양미학에서 모란이 상징하는 것은 부귀영화(富貴榮華)이다. 부귀란 물질과 명예를 말한다. 이것들은 우리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들 중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의 모란도(牡丹圖)가 상징하는 건강과 부, 명예와 예스러운 삶을 살고자 하는 희망은 현재에도 변함이 없다. 첫 번째 개인전 때부터 나의 작품주제는 변함이 없다. ‘우리들의 꿈이라는 커다란 주제에 갖가지 꽃들과 새들이 춤추고 나는 그 물체들을 아름답게 조형화시키거나, 실내의 정물로 조화를 추구한다. 오늘 내가 그리고 있는 모란의 모습은 장식화되고 형식화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가 담고 있는 상징성은 그대로 지니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작가의 염원대로 누군가는 이 그림 속에서 평온을, 누군가는 미소를, 누군가는 희망을 얻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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