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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삼학金三鶴 특별회고전 국제저널
아트코리아 | 조회 823
故김삼학金三鶴 특별회고전
“시원始原을 찾아서”展

등록날짜 [ 2013년11월06일 16시35분 ]

 

               

 국제저널ⓒ 故 김삼학
 

[국제i저널=대구 전선주기자] 2013년 마지막 기획전으로 수성아트피아에서는 지난 1999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석화가 故.김삼학의 특별전을 마련하였다.


오는 11월 12일부터 24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개최되는 이번행사는 지난해부터 일 년여 기간에 걸쳐 준비되었으며 지역에서는 석화가로만 인식된 김삼학의 초기 유화작품부터 석화 평면과 입체, 도자기 그림, 은지화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작가 김삼학은 생전에 ‘돌’이라는 자연의 오브제를 상징의 기능성이 내재된 작품으로 승화昇華시키고자 필생의 작업으로 열정을 쏟다가 지천명知天命의 고개(50세)를 못 넘기고 48세의 짧은 생애를 마쳤다.

 
국제저널ⓒ 시원-The Origin, 닭과 물고기


그는 생전에 ‘돌’이 지니고 있는 차가운 정
에 신화적인 분위기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탐구를 반복하며 회화 영역에 있어 새로운 표현 기법을 구사해 왔다. 그가 주로 캔버스처럼 사용해온 재료는 구들장 종류의 넓고 적당한 두께의 돌. 그 돌 위에 음각을 하거나 돌가루를 발라 문지르는 기법으로 독특한 질감을 유도해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생전의 그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직관력이 잉태한 조각과 회화의 절충된 양식으로 탄생한 장르”라고 스스로 평
하기도 했다. 이는 조각이 지니는 재료적인 의미와 회화가 지니는 표현의 외적인 의미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으며 가급적 돌이 가지는 고유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그가 즐겨 사용한 돌은 주로 옛 전통 가옥의 방구들에 사용된 자연석이었고 그 돌바닥이 오랜 세월 아궁이 불에 의해 달구어진 화강암 속에서 먼 옛날 석기시대부터 전래傳來된 생활문화를 연상케 한다. 때문에 그는 구들돌을 이용해 태고의 신비성과 역사성을 표현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구사한 석화 속에는 무수한 기호들과 이미지(형상)들로 많은 이야기가 표현되어 있다. 그의 작품 속 공간은 마치 시공時空을 초월하듯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을 대하는 순간 모든 시선이 집중되며 태고의 신비성에 빨려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럼없이 무언無言의 대화를 나누게 된다.

 
국제저널ⓒ 달구벌의 향기-대구반월당역, 1997 설치전 원작

그가 남긴 석화는 세월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고 언제나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모습과 형상 대신에 상징과 추상에 대한 해석이 가미되어 단순히 대상 재현의 차원을 넘어 사유의 표현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때론 이러한 형상들은 기하학적 형태와 신비스러운 조형 형태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작가의 개념적인 요소와 감성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순수했던 의도로 무수한 생명체를 그려냈던 故 김삼학의 석화는 현대적 미의식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대의 회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도로 인정받기도 했다.


영국의 예술 비평가 존 러스킨John Ruskin(1819~1900)은 ‘힘 있고 정확한 선의 언어를 장악한 사람만이 위대한 화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조형예술 언어에서 제일 기본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선이라고 한다면 회화창작 중에서 선의 작용은 두 가지 방법으로 표현된다. 우선 윤곽과 형체에 대한 표현이고, 다음은 선 자체의 예술적 가치이다.


그런 면에서 故 김삼학의 석화에서 보여준 선적인 표현은 생명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사유와 연상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돌이 지닌 신비로움에 신화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그의 성화聖畵 작업은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가장 위대한 낙원의 세계를 표현해 내고자 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가 석화작업을 구사한 시기는 20년 남짓. 1980년대 초에서 작고 시점인 1999년까지 그는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석화작업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결국 그가 찾고자 한 것은 원초적 세계, 즉 원시原始)로 귀결되고 있다. 이전 표현이 성서적 낙원을 열망했다면 90년대 들어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인간세계의 원초적인 낙원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불필요한 설명적인 요소들은 과감히 생략되었으며 형상들은 간소화되거나 기호화 되어갔다. 어떻게 보면 그의 석화는 아직 미완성에 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의 잠재된 창작의 열정을 미처 다 쏟아내지 못하고 이승을 떴기 때문이다.


하여 이번 회고전의 타이틀을 “시원始原을 찾아서”라고 명명하였다. 그가 떠난 지도 십 수 년이 흘렀다. 망각의 세월 탓일까. 항간巷間에 잊혀졌던 ‘故 김삼학’의 작품을 통하여 그가 우리들에게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시원을 찾아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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