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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노트

시공 초월한 석화 속 형상과 無言의 대화 - 대구신문 - 2013-11-14
아트코리아 | 조회 948

故 김삼학 선생 개인전
24일까지 수성아트피아

 


故 김삼학 선생의 작품.

 

영국의 예술 비평가 존 러스킨(John Euskin(1819~1900))은 ‘힘 있고 정확한 선(線)의 언어를 장악한 사람만이 위대한 화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돌에 조각과 회화를 접목시킨 석화가 고(故) 김삼학 선생의 작품에서 러스킨의 말이 환청처럼 들렸다면, 김삼학의 선 언어에 대한 여행을 곰살맞게 제대로 한 것은 아닐까.

윤곽과 형체를 정확한 선의 언어로 표현한 석화가 고(故) 김삼학 선생의 개인전이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유화작품부터 석화 평면과 입체, 도자기 그림, 은지화 등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탐독할 수 있다.

사실 고(故) 김삼학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중스타다. 그가 대중성을 확보한 시점은 대구지하철 1호선 역인 반월당역, 동대구역, 대구역, 성당역 등의 벽에 그의 대형석화 작품이 전시되면서부터다. 지하철역을 오가는 수많은 대구시민들에게 일상적으로 노출되며, ‘대중성을 획득’했다.

석화가 고(故) 김삼학 선생은 석화와 회화의 절충이라는 장르에서 독보적이다.살아 생전 구들장 종류의 돌 위에 조작을 하거나 돌가루를 발라 문지르는 기법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조각이 지니는 재료적인 의미와 회화가 갖는 표현의 외적 의미를 동시에 나타내고, 돌이 가지는 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김삼학의 색깔’을 창조한 것. 그는 생전 “직관력이 잉태한 조각과 회화의 절충된 양식으로 탄생한 장르”라며 자신의 석화작업을 평한 바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시원(始原)을 찾아서’전. 작품이 품고 있는 원시성과 신비감이 전시 제목의 단초가 됐다. 그렇다면 작가의 원시성과 신비감의 시원(始原)은 어디일까. “오랜 세월 아궁이 불에 달궈진 화강암 속에서 먼 옛날 신석기 시대부터 전래된 생활문화를 연상케 한다”는 그의 생전 말을 음미할 때, 그는 구들장 돌에서 원시 인간의 숭고함과 위대함을 직관적으로 읽은 듯 하다.

48세의 짧은 생을 살다 간 고(故) 김삼학. ‘김삼학은 떠났어도 석화는 남았다’는 말로 떠난 이의 빈자리를 달래는 이번 전시에서는 석화 속 기호들과 형상들이 시공(時空)을 초월하듯 현재와 과거가 조우하고, 관람객들이 태고의 신비와 무언(無言)으로 대화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목도(木刀)할 수 있다. 24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053)668-1566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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